- 똑같은 일이 계속 반복되는 것에 대해 문의드립니다
- kevin 2020-11-16
청아공원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유족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는 글귀가 있네요. 이 문장에 기대어 최근 제가 겪은 일에 대한 생각을 써봅니다.
2019년 7월 청아공원측에서 제게 전화를 했습니다. 앞으로 관리상의 어려움으로 드라이플라워를 매달 말일에 정리하시겠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저는 이후 1년 이상 매달 초에 제가 좋아하는 드라이플라워를 달고, 지침대로 매달 말일 2-3일전에 정리를 해왔습니다. 청아공원 안에 꽃집도 있는데 외부에서 사온 꽃만 달려있는 게 미안해서 1주일에 1-2개는 꼬박꼬박 구입을 해왔구요.
그런데 지난 10월 중순, 추석 연휴가 지난 후 청아공원은 저에게 주신 지침과는 달리 제 꽂들을 정리했습니다. 서운했지만 명절 후 꽃이 포화상태라 어쩔 수 없었겠구나 이해했습니다. 저는 안치단 위치와 이름을 남기며 제가 정리할 수 있게 유의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안치단에는 혹시 몰라 말일 전에 반드시 정리하겠다는 메모를 남긴 상태입니다)
그러나 10월 30일, 공교롭게도 회사일이 바빠 평소보다 조금 늦게 꽃을 정리하러 갔지만 이미 또 정리가 된 상태였습니다. 실수를 해서 죄송하지만, 말일 경에 정리한다 하셨으므로 29일에 정리한 것이라 말씀하시더군요. 네. 다음부터는 3-4일 전에 정리하겠다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부탁했습니다.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달라고요.
11월 14일, 말일도 한참 전인데 이틀 전까지 멀쩡히 있던 꽃들이 다 사라졌습니다. 최근 입사한 신입 직원께서 모르고 다 정리하셨다고 하시더군요. 실수를 또 해서 죄송하시다면서요.
이미 꽃은 버려졌고, 거듭하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제가 더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되풀이 되는 이 상황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똑같은 상황이 세 번이나 반복되는 것은 아무래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로 인해 피해나 상처는 제가 받는 것도 참기가 힘듭니다.
한달 내에 자그마치 세 번이나 똑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저의 반복되는 항의와 부탁이 무시당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청아공원 직원분들께서는 유가족에게만 꽃관리에 대한 지침을 주시고, 막상 직접 일처리하실 때는 정확히 지침대로 하지 않는 건가요? 신입직원께서 입사하시면 꽃 관리 등에 대한 제반 사항을 공유하거나 교육하지 않으시는 건가요? 여러 개의 추모관에 계시는 직원분들이 로테이션 되어 오시면 또다시 잘 몰랐다고, 실수였다고 하실 건가요?
여러 가지 업무로 바쁜 상황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반복되는 실수는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직원분들께는 그저 한 송이 꽃일 뿐이겠지만, 추억이 담겨진 꽃들로 장식된 그곳에서 작은 위안을 얻곤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홈페이지 글처럼 유족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삼으신다면,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일이라도 반복적으로 상처를 주지 않는 게 맞다고 봅니다.
저는 앞으로도 청아공원에서 내세운 지침을 철저하게 지키며 폐 끼치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우리가 좋아했던 꽃들을 안치단에 장식하며 위안을 받곤 하는 저의 권리를 누릴 생각입니다. 부디 무신경하고 일관성 없는 일처리로 상처 주지 않길 바랍니다. 이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을 요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