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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다음주가 어버이날.. ㅠ
받는이 : 최연옥
작성자 : 막내딸선경 2013-05-03
엄마 나야.. 오랜만에 왔지? 기다렸는가?
요것이 요즘 와서 글도 안남기네.. 이런 생각했을까?
벌써 5월이다 엄마.
우리 가족들끼리 여행을 갔던게 작년 12월 3일이었나?
그쯤... 그게 내가 엄마랑 웃고 떠들고 한 마지막.. 이었으니까...
6개월이구나. 아....
6개월간 많은 일들이 있었네 참...
힘들고 속상한 일도 많았고, 울던 나날도 많았고...
참 세상 행복한 순간도 있었지...
엄마 내 뱃속에 있는 아가 태명은 호두.. 귀엽지?
호두가 벌써 12주가 넘었어.
엄마가 옆에 있었더라면 이것저것 되게 잘 챙겨줬겠지.
그리고 참 너무너무 좋아했겠지.
그래도.. 언니가 이모가.. 잘 챙겨주고...
동동이 참 잘해줘서... 행복한 나날들 보내고 있어.
문득 문득 엄마가 없다는 사실이 기가막히고 말도막히고 하지만
그래도 또 살아지니 신기하기도 하다...
호두 성별은 아직 모르지만 뱃속에서 잘 자라는거 같아.
엄마가 사랑하는 준서는 초등학교 들어가서 잘 지내고...
아빠는 힘든 나날이겠지만, 꿋꿋하게 버티고 있어.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엄마의 빈자리가
그렇게 그렇게... 텅 빈채로 또 흘러가.....
난 벌써 성당 교리를 받은지 6주? 7주?
지난 주에는 대모님 받아들이는 예식까지 했어 ^^
엄마만 곁에 있었더라면... 마치 세상에서 내가
제일 행복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야.
보고싶고 만지고싶은 우리 엄마..

아.. 다음주가 어버이 날이라... 좀 전에 문구점에 가서
용돈 담을 봉투를 사는데... 글쎄 봉투가 세개만 필요한거야..
더 예쁘고 좋은 봉투로 사야지 했는데...
마음에 드는 봉투는 두개 한 묶음으로 포장되어 있더라...
한참을 만지작 만지작 하다가... 조금 덜 마음에 드는
세개에 한 묶음하는 봉투를 사가지고 나왔어.
네개 사서 하나 남겨서 보고싶지 않더라구..
우리가 엄청 효도는 못했어도, 아주 가끔 주는 우리 용돈도
오래오래 받고... 때 되면 모여서 식사하고...
그렇게 한 20년은 더 지냈어도 과하지 않았을텐데..
아쉬운 엄마와의 시간이 마음이 아프네...

이모도 할머니도 엄마가 얼마나 그리울까?
아빠가 엄마가 없다고 할머니를 더 안챙길 사람이 아니란건 알겠지.
그래도 엄마 없이 아빠 혼자 누군가를 챙긴다는건...
엄마가 늘 해오던 일들이었어서 아빠가 마음적으로 많이 힘들거야.
지난 주엔가 영주할머니 생신이었는데 큰집 식구들이랑 다녀오는 길이
처량했다고 하는 아빠도 참 안쓰러워...
엄마가 이모 걱정도 많이 했는데...
이모가 요즘 우리까지 챙기느라 더 힘들까봐 그도 안쓰럽다 엄마..
에효.. 엄마 없어 안쓰러운 사람들 열거하면 아닌 사람이 어딨겠어.
또한 이 눈에 밟히는 사람들 다 두고 떠날수 밖에 없었던
엄마만큼 안쓰러운 사람은 또 어디있구...
하나마나한 말들... 그치 엄마?


하늘에 있는 우리 엄마..
가족들 잘 지켜주고.. 늘 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엄마도 힘내고, 우리도 힘내고!!!
나도 호두 건강하도록 태교 잘 할게~~
사랑해 엄마... 마니마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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