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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세월은 인생이고 인생은 세월인가봅니다.
받는이 : 아버지
작성자 : 아들 석이가 2003-10-20
요즘은 구름 없는 푸른 하늘을 자주 보곤 하는데 이 가을도 곧 지나칠 것 같습니다.
산들은 온통 울긋불긋 자태를 뽐내고 있지만 이제는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낙엽이 힘없이 떨어지고, 푸르름으로 가득했던 논들도 자기의 역할을 다했는지 누렇게 익은 벼들을 베어내고 쓸쓸한 벌판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꼭 아버지 인생을 보는 것 같아 맘이 쓸슬하네요.
세월은 인생이고 인생은 세월인가 봅니다.

아버지!
참으로 오랫만에 편지를 올립니다.
매주 아버지께 찾아뵙기는 하지만, 편지라도
자주 올려서 심심치 않으시도록 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했습니다.

아버지 소천하신지가 벌써 5개월이 지나고 열흘이 더 흘렀네요.
시간 참 빨리 지나칩니다.
어제는 아버지 생신이셨는데...
살아계셨으면 칠순 잔칫상을 받으시고 기뻐하시는 모습으로 하루를 즐겁게 보냈을텐데 그렇게 할 수가 없으니 참으로 맘이 아프고 죄스럽기도 하고 그랬답니다.

어제는 하루종일 분주했습니다.
오전에 예배를 보고난 후 아버지께 바로 찾아뵐려고 했는데 손님들이 계속 오시는 바람에 결국 오후에 아주잠깐 들렸습니다.
섭섭하셨죠?
얼굴만 잠깐내밀고 돌아갔으니 아마 많이 섭섭하셨으리라 생각이 드네요.
저도 너무 빨리 왔다는 생각에 죄송스럽고 섭섭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집에 어머니 혼자서 계셨고 김포에서 손님이 온나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답니다.
다음주에 다시 찾아뵐때는 오랬동안 있을께요.
그때 많은 얘기도 나누고 즐거운 시간 되었으면 합니다.

아침 저녁으로 쌀살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쉬실때 따뜻하게 쉬시고 편안한밤 되시길 바랍니다.

아버지!
보고싶습니다.
그리고 존경하옵고 사랑합니다.
세상이 저를 외면할때에 아버지와 기쁨의 해후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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