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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만 일년이 되었네요.
받는이 : 아버님
작성자 : 이인훈 2003-11-20
아버님, 둘째 인훈입니다.
작년 오늘 새벽에 아버님의 마지막을 뵈었었습니다.
하늘이 무너진다는 실감을 하며 어찌나 슬펐던지...
제가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던 모양입니다.
저번주 토요일에는 아버님 기제사였었죠. 그때 가족들과 함께 청아공원에서 아버님을 모시고 시화 형집으로 와서 제사를 올렸었는데 음식 많이 드셨어요? 형수님과 제 처, 제수씨가 정성으로 차렸더군요. 외숙모님과 기호형 내외도 보셨죠? 상준이도 함께 왔었어요.
경이는 공부 열심히 하고 있고요, 연주는 처녀태가 납니다. 연지는 피아노로 일을 내고야 말것 같습니다. 준이는 스스로 살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키도 많이 커서 연지보다 크고 곧 연주와 견줄 것 같습니다. 진이는 약해보이지만 언뜻언뜻 총명함이 드러난답니다.
형은 담배를 끊고 건강에 몹시 유의하고 있어요. 장훈이는 변함없이 은행에 잘 다니고요. 며느리들도 모두 건강합니다. 저역시 회사일로 바쁘긴 하지만 잘 헤쳐나가고 있고요. 모두 다 아버님께서 보시고 살피시는 덕이라 생각합니다.
어머님께서도 잘 지내시지만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쇠약해 지셔서 가끔 병원신세를 지시기도 합니다. 저마저 일산으로 이사간 후로 찾아 뵙는 회수도 줄고 있어 죄스러요. 아버님, 어머님 신경 조금더 써 주세요.
엊그제는 회사 직원의 부친상이 있어 문상도 하고 여차해서 술도 한잔했답니다. 그분은 이제 육순 중반이셨어요. 어제가 발인이어서 벽제에 갔었죠. 아버님 생각이 많이 나데요. 그댁은 교하에 가족 납골묘가 있어 그곳에 안치했습니다. 내내 아버님 생각으로 결국은 이 편지를 쓰고 있고요.
이번 일요일에 또 뵈러 갈께요. 그리고 아버님 계신 복도 끝쪽에 연주가 보내드린 할아버님전 편지가 이쁘게 걸려 있더군요. 보셨지요?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호박죽 만드시는 모습을 소재로 한 글이에요. 아마 아버님께서는 심심하실제 으례 뒷짐지고 산책하시니까, 빙그레 웃으시며 보셨을겁니다. 제 딸아이 글을 잘 쓰지요?
필요하신거나 보고싶으신 것있으시면 꿈이라도 나타나셔서 알려주세요. 언제나처럼 말씀이 없으시니까 매번 맨손으로 찾아뵙기 일쑤네요. 꼭이에요. 아버님 꿈에라도 한번 뵙고 싶습니다.
그럼 일요일 아침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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