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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추억의 공간에 그렇게 다시 서있으니.....
받는이 : 아버지
작성자 : 큰아들 창영 2004-08-12
아버지!!! 큰아들입니다.
아버지의 1주기 추도식을 마친후 며칠째 폭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지난해 여름에 더위와 씨름하며
아버지와 보냈던 시간들이 생각나곤 합니다.
더운 날씨에 병상에 드러누워만 계시다보니
아버지에게 욕창이 생기게 되었었지요.
그 당시 저희들의 안타까운 마음은
그 무엇으로도 표현할길이 없었습니다.
올해 여름을 보내면서 이 무더위를 돌이켜볼 때
지난해의 여름이 그나마 덜 무더웠던것 같아
정말로 다행이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올여름 저에게 주어진 휴가 마지막날 새벽에
규식이와 함께 강원도로 외유를 하게되었습니다.
이동면, 일동면을 지나 백운계곡을 지나갔었지요.
지금으로부터 꼭 10년전에
아버지때문에 알게되었던 그 계곡을 지나가며
자연스레 아버지에 관한 얘기를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손수 운전을 하시며 교통량과는 상관없이
저속으로 운행하시던 모습.....
정상으로 올라가는 그 꼬불꼬불한길이
캬라멜 고개라 불리웠다고 말씀해주시던 모습.....
그 당시의 맹폭염에도 추워서 비닐을 덮고 잤던 일.....등이
이제는 모두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또다시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계곡으로 들어서기전 정상에 다다르게 되었을 때
차를 잠시 멈추고 주변경관을 살펴보았습니다.
조그마한 불빛조차 없어서인지
진짜 진짜 칠흙같은 어둠만이 있을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서울보다 훨씬 더 총총한
밤하늘의 별은 너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했었던 그 추억의 공간에 그렇게 다시 서있으니
마치 하늘에서 아버지가 저를 보며 빙그레 웃고 계신 느낌이 들더군요.....
아버지와 함께 집을 벗어나
여가를 보낸 기억이 별로 없다는 점이
지금의 저에게 후회만이 남을뿐입니다.

언제나 아버지와 함께하는 생활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오늘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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