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은 아버지에게-

평안하셨습니까? 아버지.
이틀 연속 비가 오다가 날씨가 맑아지고.....
아침, 저녁은 서늘하고 낮에는 무덥고.....
환절기 날씨라지만
변덕이 심하다는 느낌은
최근의 제 상황과 다를바 없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계신 곳은 항상 쾌적한 날씨이기를 바랍니다.

은빈이가 학교 동요대회에 나가서 1등을 했답니다.
정말 대견스럽더군요.
그 녀석이 그렇게 노래를 잘 하는지 저는 미처 몰랐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저희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은빈이의 그 노래를 듣는 시간을 가졌더라면
참으로 좋은 추억이 되었겠지요.....

저의 학창시절에
아버지가 공부 좀 열심히 하라고
강조하셨던 기억이 우연히 떠올랐습니다.
아마도 아버지 마음에 들 정도로
제가 공부를 잘 하지 못했기때문에
그런 기억이 떠올랐겠지요.....
큰아들이 공부 잘 하고 있는지 궁금하여
독서실에 어머니와 함께 찾아오셨던 일...
입시날 아침에 차로 바래다주시며
짧은 말로 격려해주시던 일...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을 때
묵묵히 흐뭇한 모습으로 이야기하시던 모습...
자식들과의 그러한 시절을 함께 보내고
그 다음세대인 손녀들의 재롱은 더 오래 보시지 못하고
그토록 일찍 하늘로 가시게 되었으니
자식인 저로서는 그저 사무치는 회한만 있을뿐입니다.
그렇지만 하늘에서 아버지가
손녀들의 재롱이나 자식들을 지켜보며
또 다른 미소를 짓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선선한 바람을 몸으로 느끼며 제 방안에서
이 사연을 쓰고 있는 이 시간
아버지가 참 많이 보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