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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그 먼 곳 하늘에서...
받는이 : 아버지
작성자 : 큰아들 창영 2005-02-24
차디찬 바람에 몸을 움크린채로 하늘을 한 번 쳐다봅니다.
쓰디 쓴 담배 한개피를 물고서 먼 허공을 바라봅니다.
그 머나먼 하늘에서 아들을 지켜보시며
지금쯤 아버지는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실까 고민해봅니다.
좁기만한 땅덩어리에 왜 이렇게도 할 일은 많은지 한탄스러워 합니다.
그럴때면 아버지의 근면함을 되새기며 고개숙여 반성해 봅니다.
왠지 모르게 엄습하는 현실과 제 자신의 모습에 대한 괴리감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누군가를 그리워해봅니다.
이제 내 모습은 어느 곳에 가면 찾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언제 어느때든지 아버지가 계신 공원에 가면
제 마음이 편안해지는 이유를 생각해봅니다.
어딘지 모르게 적적해보이는 어머니를 대할 때면 마음이 심난해집니다.
때로는 그렇게 일찍 하늘로 가신 아버지를 원망도 합니다.
언젠가 제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적인 시간이 한참 지나면
아버지가 계신 바로 그 공원에서
어떠한 형태가 됐든간에 근무해볼거라는 공상에 가슴 설레어 봅니다.
하늘로 가신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아버지의 사진을 보며 마치 대화하듯 말을 건네던 제가 어느 순간엔가 말이 없어졌습니다.
여러번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았지만
아버지에게 대화하듯 말하지 않게된
제 자신의 모습이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아버지가 저에게 해주었던 말씀들중에 별로 기억나는 것이 없어
제 머리가 나쁜 것을 한탄해봅니다.
살아생전의 모습을 비디오에라도 담아두지 못한점이 후회스러울 따름입니다.
회사일이 아닌 다른 일에 집중할 일이 없어보이는 제 모습을 한심스러워 합니다.
그러면서도 마음 편히 쉴 일이 없는 현실을 짜증스러워 합니다.
그럴때면 아버지는 그런 인고의 세월을 어떻게 꾸려 나갔을까 궁금해집니다.
그런 점에 대해서 아버지와 대화해본 기억이 없어서 속상합니다.
목청껏 아버지를 불러볼 기회가 언제나 올런지 궁금해합니다.

그 먼 곳 하늘에서 저를 보고 있을 아버지에게
제가 지금 하고 싶은 말은 보고싶다라는 말 밖엔 다른 말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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