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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단순하고 느리게 생활하는...
받는이 : 아버지
작성자 : 큰아들 창영 2005-03-04
3월로 접어들며 눈이 왔습니다.
올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리지 않은편이었는데
춘삼월이 되어 눈이 내리니 왠지 어울리지 않는 듯 합니다.
제가 너무 빨리 봄을 기다리기 때문인가 봅니다.
3월이 시작되며 색다르게 느껴지는 점은 학교의 새학기 시작입니다.
제 둘째 조카인 예빈이가 초등학교 입학식을 했고,
규식이의 첫째인 딸인 지윤이도 초등학교에 입학을 했답니다.
벌써 학교라는 터울안에 소속되어 어떤 규칙에 따라 생활을 해나가야 한다 생각하니
왠지 불쌍해 보이기도 하고, 또한 벌써 다 컸구나하는 생각도 듭니다.
단지 빠르고 급하게만 이어지는 일상생활 속에서
또 다른 사람들의 새로운 시작이 신선하게 느껴지는건
제가 깨닫지 못하고 있던 생활의 한 부분이 아닐까요?
말씀드리기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제 자신에 대해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새로운 문화나 혹은 새로운 생활에 접하는 걸 이제 두려워하는 것도 있는것 같습니다.....

며칠전 우연찮게 책에서 읽은 구절에
<단순하고 느리게 생활하는 즐거움을 잊고 살고 있다>
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꽤 많지도 않은 제 나이에 별로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곱씹어 생각해보니 정말로 의미가 있는 구절이었습니다.
자신을 되돌아보며 성찰할 시간과 심적인 여유가 없고
또한 주변 사람들을 둘러볼 여유가 없다면
그 자체로도 즐거움이 있을리가 없겠지요.....
물론 현재의 제 생활처럼 바쁘게 지낸다고 해도
그에 의한 즐거움보다는 새롭게 이어지는 고민으로 머리속이 복잡할 뿐입니다.
지금 제 자신에 대해 많은 것들이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요구에 제가 따라가야겠지요...
사람이 한결같이 꾸준한 모습을 유지해가며
성실하게 생활해 가는 것도 그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한 방편이 될꺼라 사려됩니다.
아버지도 많이 도와주세요!

-아버지의 모습을 마음속으로 그려보며 큰아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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