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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추억속의 한 페이지가...
받는이 : 아버지
작성자 : 큰아들 창영 2005-03-11
아버지!! 한주일동안 평안하셨습니까? 큰아들입니다.
어제, 오늘 날씨가 흐리고 비도 간간이 옵니다.
봄을 재촉하는 비였으면 하는게 제 바램입니다.
지난 토요일 아버지를 뵈러 와이프와 함께 공원에 방문했습니다.
구정때 찾아뵙고난 후
한 달만에 찾아뵙게 되어 그런지 죄송스러운 마음 금할 길 없었습니다.
예상하던 것보다 사람들이 많지는 않더군요.
그 날 제가 애석했던 점이 한 가지 있었는데...
아버지가 평소에 아끼셨던 소주를 안치단에서 치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추모관의 관리를 위한 필요사항이기때문에
저로서는 더 이상 어찌할수가 없었습니다.
예전 아버지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하루 세번의 밥보다 오히려 더 찾곤하시던 소주인데
아버지 곁에 놓아둘 수 없다는게 무척 애석하였습니다.
한 잔의 소주를 들이키고 너무 달다며 흡족해 하시던 그 모습과
집안 어딘가에 숨겨놓은 술을 찾느라 이리저리 뒤적거리시던 그 모습과
술이 달다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던 제 모습이
어느덧 추억속의 한 페이지가 되어버렸습니다.
가끔씩 저도 술 한잔을 하게 될 때
아버지처럼 소주의 맛을 아직 못 느끼는걸보면
저는 아직 남자로서 고생을 덜 했나봅니다.
아버지가 생전에 술을 많이 드시는 걸 항상 걱정했었지만
이제는 아버지의 그 모습을 그리워하는 것이
제 일상사가 되어버렸습니다.
언제나 평안히 지내시고 다음주에 또 사연 띄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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