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로보내는편지
  • 하늘톡(모바일 SMS)
  • 유가족 블로그
  • 관리비
  • 게시판
  • 유가족준수사항

유가족광장하늘로보내는편지

하늘로보내는편지

비에 울다
받는이 : 양정철
작성자 : 모모 2007-07-12
오빠가 간지 1년.
이 곳은 추적추적 비 내리는 장마가 계속되고 있어.
요즘은 빗소리에 자주 깨곤 해.
새벽, 잠에서 깨어 책을 뒤적이고 원고를 읽다보면 어김없이 오빠 생각이 나.
지난 시절을 돌이켜보면 자꾸 못해준 것만 생각나서 가슴이 너무 아프다.
오늘, 엄마 아빠가 우셨어.
엄마가 인터넷 바둑을 두고 있던 아빠에게 오빠가 보고 싶다고 했더니
갑자기 아빠가 아이 같이 엉엉 소리내서 우셨나봐.
2층에 내려온 엄마가 의자에 앉아 가슴이 아파 죽겠다고 또 울더라.
나는 왜 쓸데없이 우냐고 타박을 했고...
쓸데없이 라고 맨날 독하게 말하지만 요즘 가장 많이 우는 건 나야.
삶이, 사는게 너무 막막하다는 생각이 자꾸 들거든.
슬픔은 전염성이 강해서 위로하려고 하면 봇물 터지듯 걷잡을 수 없어지잖아.
그래서 못된 척 이제 그만 울라고 차갑게 말하고 방문을 닫으면 금세 눈물이 흘러내려.
오빠, 천국이라는 곳이 존재한다면 그 곳에 있겠지.
그 곳은 비 없이 뽀송뽀송 햇살만 내리쬐는 곳이 었음 좋겠어.
아니 오빠가 좋아하는 흰눈이 펑펑 내리기도 하고... 미안하다는 말... 자꾸 하게 되네.
이현주 선생님 뵈러 홍대 클럽 같이 못가서 미안하고
돌아오는 길에 밥 먹자고 전화했는데 못나가서 미안하고
집에 와 허겁지겁 우유에 시리얼 먹는 허기진 오빠에게 천천히 먹으라고 구박해서 미안해.
미안해... 오빠... 잘 지내다가 힘들면 오빠 생각하고 우는 것도 미안해.
새벽에 깨어 우는 것도 어쩌면 내 자신에 대한 연민 때문에
슬픔이 북받쳐 오르는 것 같기도 하고... 많이 미안하고 보고 싶어.
착하디 착했던 내 오빠.
부디 편히 쉬어요.
이 세상 그리 힘들어 했으니 그 곳에서 부디 마음 편히 건강히 살아요.
38세 젊은 나이에 별이 된 오빠.
부디 아프지 말아요.
등록된 자료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