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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무더위를 식혀보려합니다...
받는이 : 아버지
작성자 : 큰아들 창영 2005-08-05
아버지!!!
아버지를 생각하며 정성스럽게 차린 음식은 맛있게 많이 드시고 가셨는지요?
날씨도 무더운데 약주만 많이 드시고 가신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제사를 치르다보니 은빈이, 예빈이가 이제 많이 컸다는걸 알 수 있었고
그리고 모든 식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앉아
서로의 기억속에 자리잡고 있는 생전의 아버지 모습에 관하여 담소를 나누는 것이
참으로 정겨운 일이라는걸 알게되었습니다.
내년에는 아버지가 그토록 좋아하셨던 보신탕을 제사음식으로 올려야겠다는
어머니의 말씀과 그 해맑은 미소는 정말 압권이었답니다.
저희 가족들에게 또다시 도래한 제사일이였지만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있는 저희들의 모습을 아버지도 많이 보고 느끼셨을거라 믿습니다. . . . .

계절이 아무리 여름철이라 하지만 최근의 날씨는 매우 후텁지근하기만 합니다.
그런탓인지 이 시점은 누구나가 아무런 꺼리낌없이 피서를 즐기기 위해 어딘가로 향하는 때입니다.
늘상 지나치는 길거리나 도로는 어딘지 모르게 한산해보이기도 하고
아는 사람들을 만나더라도 휴가는 다녀왔냐는 인사치레를 받아야 하며
그리고 주위를 둘러봐도 휴가철이라 그런지 쉬는 곳도 심심찮게 많이 보인답니다.
그렇지만 저는 어렵기만한 회사 형편상 올해 휴가를 사용할 수가 없게되었답니다.
이제는 근속기간, 부서내에서의 위치 그리고 저의 나이 등을 고려해볼 때
인이 박일 때도 되었다고 제 스스로를 달래보면서도
또한 나쁜 방향으로 받아들이면 안되는것을 제 스스로가 인지하면서도
어쩔수없이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고나니 괜시리 억울하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하필이면 이 더위와 더불어 회사의 여건이 안 좋아져 발생되는 문제인데
성숙치 못한 마인드가 오히려 제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게 아닌가 사료됩니다.
곰곰히 예전을 돌이켜보면
여름휴가철을 손꼽아 기다렸다거나 어떤 거창한 계획과 함께 휴가를 보내고 했던것도 아니였는데
이제와서는 그토록 이롭지 못한 생각을 갖게 되니. . .
사람의 마음이란것이 진짜로 간사하기 그지없는듯 합니다.
비록 제게 주어진 여러가지 형편이 힘들때 힘들더라도 굳건한 마음을 가지고 버티어 나가는 것이
나중에는 그 무엇과도 견줄수 없는 연륜이 될거라는 확신을 가져봅니다.

수십년만에 찾아온 폭염으로인하여 한없이 시달렸던 그 언젠가의 여름날. . .
아버지와 함께 시간을 보냈던 강원도 백운계곡에서
더위를 식히려고 흐르는 계곡물에 발도 담그고, 몸도 담그며 피서의 참맛을 즐기다가
새벽녘이 되어서는 너무 서늘하여 이리저리 뒤척거리며 잠을 설쳤던
그 때를 떠올려보며 이 무더위를 식혀보려합니다.

편안히 쉬십시요. 아버지.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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