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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주변상황에 의해 단지 형식적인 자리가 된것만은 아닌지...
받는이 : 아버지
작성자 : 큰아들 창영 2005-09-21
그 어느때보다 허전함의 의미가 더욱 커지는 명절...
그래서인지 더더욱 짧게만 느껴졌던 추석명절...
창열이와 둘이서 아버지를 찾아뵙는 추석전날은
왜 그리도 비가 세차게 오는지 당황스럽기까지 하더군요.
명절날 후손들이 조상을 찾아뵙는 것에 대해
예전에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던것까지 떠오르게 되니
혹시 역정이라도 내시지는 않을까 내심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저희들의 마음을 깊이 헤아려 주실거라 믿었습니다.

비가 너무 내려서인지 조심스레 운전을 하느라 여념이 없던 창열이와
각자의 생활과 연관된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도 자연스레 하게되었습니다.
동생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서로가 약속을 한것도 아닌데 어느새 공감대가 형성되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걸보니
가족이란 정말 편안한 존재인가 봅니다.

처음으로 경험하게 되었던 청아비앞의 합동차례상 앞에서
한 잔씩의 술을 따른후 절을 올리고
다른 유족들의 시간도 배려해야 했기때문에 잠시 앉아있을 틈도 없이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황급히 자리를 떴습니다.
세찬 비까지 내려서인지 차례상 주변은 상당히 번잡스러웠습니다.
주변상황에 의해 단지 형식적인 자리가 된것만은 아닌지
마음이 불편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금번 추석을 거울삼아 다음 명절때는 좀 더 나은 상황이 저희들에게 주어지길 바래봅니다.

긴의자에 앉아 안치단의 아버지 사진을 보고 있으니
저절로 시간을 되돌아보게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없이 맞게되는 세번째 추석이었습니다.
때늦은 후회이겠지만...
그래봐야 일년에 두 번 밖에 안되는 횟수인데
그 명절에 아버지와 함께 좀 더 많은 추억을 만들걸 그랬습니다...
많은 일들을 헤쳐나가며, 많은 상황을 경험하고, 많은 생각을 갖게되고
그래서인지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제 아버지는 저 먼 곳 하늘에 계시군요.....
우스갯소리로 아버지를 보며 크게 웃어보고 싶습니다.
가끔씩 아버지에게 기대고 싶은때가 많습니다.
흠뻑 취할정도로 아버지와 함께 술을 마시지도 못했습니다.
그랬으면 더욱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겠지요...
아직도 아버지에게 기대고 싶은때가 많습니다.

언제나 편안히 쉬시길 바라는 제 마음이 아버지에게 전해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저를 낳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버지.
오늘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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