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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잊지 않고 서로...
받는이 : 아버지
작성자 : 큰아들 창영 2005-11-18
벌써 가을이 다 지나가고 초겨울이 되어버린듯 날씨가 추워졌습니다.
시간의 경과를 대변해주는 역할을 하는 날씨의 변화란것이
느껴보면 느껴볼수록 순간적인것 같습니다. . . . .

정혜와 함께 저희 주변에 있는 정릉을 산책삼아 가보았습니다.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나즈막한 언덕길과 숲길을 걸으며
아버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산에 오른 기억을 더 많이 가졌더라면 좋았을것 같다는
때늦은 후회감을 말하며
떨어진 낙엽들과 흐르는 도랑물을 보고 있으려니 한숨이 저절로 나더군요.
비록 높은산은 아니였지만 높다란 나무숲사이에서
저 먼 곳의 아파트 숲을 내려볼 수 있게 되니 제법 흥이 나더군요.
조금씩 흐르는 도랑물에 손을 담가보기도 했고
수북히 쌓인 낙엽들을 일부러 밟아가며 깊어진 가을을 느껴보려 했습니다.
도랑물 흐르는 소리는 언제 들어도 정겹기 그지 없습니다.
얼마전에 공사가 완료된 산책로와는 다른 분위기이어서인지 매우 흡족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자주 이용하자는 바램도 서로 공유했습니다.

일요일에는 은빈이가 콩쿨대회에 참가하였습니다.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되었는데
예상하던 것보다 정말 엄청나게 많은 참가자들을 보고 놀랄수밖에 없었습니다.
비싼 참가비를 내고 그토록 수많은 초등학생들이 참여하게 되는
현실이 놀랍기도 하고 왠지 씁쓸한 기분을 갖기도 했지만
커다란 무대에서 전문가들에게 검증을 받아보는 경험을 쌓기 위한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보니 어느정도는 납득이 되었습니다.
은빈이도 긴장이 되었는지 피아노 연주곡의 한소절을 틀렸다고 하더군요.
비록 아주 잠깐 동안의 연주를 하였지만
힘들어 보이는 기색이 역력하기도 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벌써 저런것을 감당해가야하나라는 측은함때문에
괜스레 안쓰러워 보였습니다.
저녁식사를 위해서 아이들과 종로까지 걷게 되었고
예전에 창열이와 함께 일하던 상운이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남자로서 생활을 꾸려나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았습니다.
서로가 반가워하는 그 모습과
이것저것 주섬주섬 챙겨주는 상운이의 모습을 보니
사람 사는 정이란게 잊지 않고 서로 찾아주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답니다.

다음주에 또 사연 띄우겠습니다. 편히 쉬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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