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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새해에는. . .
받는이 : 아버지
작성자 : 큰아들 창영 2005-12-31
그 동안 평안하셨는지요? 아버지.
오늘이 벌써 올 한해의 마지막날입니다.
지난 두 달여동안에 너무도 많은 일이 있어서인지
아직도 무엇인가가 정리가 안 된 기분이 든답니다.
하루하루 숨막힐듯한 여건에 대해 버텨나가야 한다는 의무감. . .
새로운 임무에 대한 고민과 두려움. . .
그 고민과 두려움을 떨쳐버리기 위한 방안을 찾고자 하려는 끊임없는 생각들. . .
결실을 맺기 바로 직전에 종료되어버린 임무에 대한 씁쓸함. . .
어머니의 병원 입원과 활력을 찾지 못하시던 모습. . .
나 자신만의 고충으로인해 가족들의 일상사에 대해 살펴보지 못하는 점. . .
번잡스러운 생각을 정리해보려 지나간 시간을 돌이켜보면
왜 이리도 후회만이 가득한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우연찮게도 토요일이고 해서 집에서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지으며 아버지를 찾아 술 한잔을 올릴수 있었습니다.
정혜의 말처럼 이런 날이 쉽게 찾아오는건 아니라는 생각이 저도 들었습니다.
공원이 가까워져오니 가슴이 뛰더군요.
아버지는 오늘도 그 자리에서 변함없는 모습으로 묵묵히 누워계시던데
이 아들은 넋두리만 늘어놓은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새롭게 주어지는 새해에도 신년초부터 해야 될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지 그러한 일들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기 시작했습니다.
해야 될 일이란 부딪히며 깨버리면 되는건데
난잡한 생각들로 머리속이 어지럽기만하고 마음고생만 하는듯 합니다.
참 못난 사람이지요. 아버지. . .
생각이 많아진다는게 좋은 기능만 있는것은 아닌가 봅니다.

새해에는. . .
우선적으로 어머니가 마음의 활기를 빨리 찾으시면 좋겠습니다.
강건한 모습의 어머니를 바라는 저희들의 마음을 아버지도 잘 아시죠. . .
어머니를 아버지가 잘 보살펴주시는게 가장 큰 힘이 될거라 믿습니다.
정혜도 좀 더 튼튼해졌으면 좋겠고 작은 행복을 가질 수 있는 생활이 되었으면 합니다.
창열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번성해져 좀 더 윤택한 생활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는 현미도 건강하게 지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제 사회생활에 익숙해져가고 있는 창원이가 밝게 웃는 날이 많았으면 합니다.
해맑게 웃는 모습이 너무도 어여쁜 은빈, 예빈, 유빈 모두가 무탈하게 지내길 바래봅니다.
힘든 사회생활에도 아무말없이 순응해가고 있는 상준이도 건강하게 지내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장인어른과 장모님도 꾸준히 건강을 유지하며 손자,손녀들의 재롱을 지켜보셨으면 합니다.
규식이를 비롯한 동서와 처제들 그리고 그 조카들도 좋은일 있길 바래봅니다.
저는 이래저래 힘든 상황을 꿋꿋히 극복하며
밋밋한 생활의 단조로움을 깨고 역동적인 생활이 될 수 있길 바래봅니다.
언제나 아버지 곁에 있고 싶은 이 아들은
아주 가끔씩 그 드넓은 하늘을 바라보며
아버지의 모습을 따라가려 하는 사람임을 잊지 말아주십시요. . .

새해에 다시 인사올리겠습니다. 아버지.
언제나 편안히 쉬시길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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