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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참된 이야기... 참된 모습...
받는이 : 아버지
작성자 : 큰아들 창영 2006-02-24
아버지. . .
누구에게나 주어졌던 어떤 규격화된 과정을 마무리 짓고
모든게 새롭게만 시작되는 것 같은 시점인
3월이 얼마남지 않은걸 바라보며
저 역시도 예전과는 다른 마음으로 봄을 기대해봅니다.

요즈음 저는 여러종류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
새삼스럽게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는 제 자신을 반추해보며
정말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답니다.
한 권의 책을 다 읽고나서 짤막한 제 의견을 정리하다보면
이리저리 흩어져 있던 생각이 정리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주장이나 논조를 간접 경험해보는 재미를
머리속에 담아보려 애쓰기도 하고
좀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하여 제 자신에게 이롭게 하기 위해
무엇을 접해야 하는지를 고민해 보기도 합니다.
그러는중에 가끔씩 불거져 나오게 되는 탄식이란
세상은 참 할 일도 많다는 것이랍니다.
몸이 온전할 때 지켜야만 하는 건강도 신경써야 하고,
주위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술도 한 잔씩 해야 하고,
먹고 살기 위해 돈도 벌어야 하고,
조금 더 나은 모습의 자신을 실현하고자 고민도 해야하고,
외국어 공부를 위해 시간을 할애해야 할 것도 같고,
시야의 확대를 위해 책을 읽는 시간도 많이 가져야 하고,
인맥관리를 위해 시간을 내서 이 곳 저 곳 쫓아다녀야 하고,
새로운 환경의 개척을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기도 해야 하고,
세상의 소식에 귀 기울이기 위해 애쓰기도 해야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며 수많은 생각을 정리해야 하기도 하고. . .
모든 것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란 흔하지 않지만
여러가지 측면에서 지금보다 나은 모습을 갖기 위해서는
잠 자는 시간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는
지극히 단순한 결론에만 이르게 된답니다.

이런 생각에 골몰하다보면
아버지는 어떻게 살아오셨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아직은 가야 할 길이 훨씬 더 많이 남아있는 걸 고려해볼 때
단지 문자화된 글에서 찾을 수 있는 의미보다는
아버지에게서
인생의 참된 이야기를 더 많이 듣지 못했던 것이
인생의 참된 모습을 더 많이 보고 배우려 하지 않았던 것이
후회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 .

저 먼 곳 하늘에서 편히 지내고 계실 아버지의 모습은
언제나 저에게 많은 아쉬움을 던져주지만
그래도 이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했던 시간이 정말 행복했습니다. . .
편안히 쉬세요. 아버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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