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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새로운 느낌의 봄을...
받는이 : 아버지
작성자 : 큰아들 창영 2006-03-10
아버지. . . 큰아들입니다. 커피는 맛있게 드셨는지요. . .
어느덧 3월도 초순이 다 지나가고 있습니다.
꽤나 긴 시간동안 느껴볼 수 없었던
매우 새로운 느낌의 봄을 고대해 봅니다. . .

여러가지 상황이 벌어져서인지 몰입하기는 힘들지만
틈 나는대로 또 한 권의 책을 읽어가고 있습니다.
코끼리와 같은 도도한 걸음으로 걸어가고 있는 편안한 보금자리 아래서
그저 묻혀서 가고 있던 제 모습에 비유될 수 있는 구절이 꽤 있더군요.
풍찬노숙하는 바람찬 들판. . . 풍찬노숙. . .
처음 접하게 되는 말이었습니다.
바람을 반찬으로 삼고 바람을 맞으며 잠을 자는 어려운 상황이란 뜻이었습니다.
외적인 요인에 의하지 않고 자신의 결정에 의해
그러한 상황이 어떤 것인지 느낄 필요가 있다는 말이 쉬워 보이진 않았습니다.

저를 포함한 세상사람들의 고정관념보다 무서운 것은 없는듯 합니다.
그 고정관념이란것이 소위 상식이라는 것이겠지요.
저의 선택에 대해 제 주변의 우려섞인 이야기를 듣기도 했지만
저에 대한 신뢰감의 표현으로 오히려 격려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생면부지의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의아함의 눈초리까지 받았을 때는
그러한 고정관념의 한계를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록 저도 예상했던 일이긴 했지만
저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주는 일이었습니다.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있을때처럼 어려운 시간은 없는것 같습니다.
생각의 범주를 어디까지 규정지어야 할 지도 잘 모르겠고
그 결정에 대한 최적의 조건은 무엇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풍찬노숙이란 말은 정말 새롭게 다가오는 말이었습니다.

우연치않은 기회를 통해 접하게 된 온갖 미사여구의 말을 떠올려 봅니다.
(모든 진리는 조롱, 반대, 자명함의 3단계를 거친다. . 부정적 능력. .)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 사람일을 다 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려라. .)
(오만에 가까운 자신감. . 세상 모든 일의 마지막 요소는 열정이다. .)
(나중에 배운 학습이 훨씬 더 재미있다. .)
(자유의 차변에는 늘 혼자서 해내야 한다는 고독감이 기재되어 있다. .)
그런 말들을 체질화시키는 일도 중요하겠지만
좀 더 폭넓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단초가 된다는 점이 더 의미있을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즐기셨던 소주 한 잔 하면서 이런 얘기를 나누었더라면
더더욱 많은 걸 배웠을텐데 아쉽습니다. . .
그 곳에서는 편안히 지내세요. 아버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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