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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아버지를 생각하면. . .
받는이 : 아버지
작성자 : 큰아들 창영 2006-05-18
철쭉꽃은 더욱 진한 분홍색을 드러내고 있고
수국이란 꽃은 솜사탕처럼 탐스러울정도로 새하얗고
아카시아 꽃의 향기는 정말 진한 향내로 다가옵니다.
새로운 느낌을 주고 있는 봄이란 계절도
어느 사이엔가 이렇게 무르익을대로 무르익어만 갑니다.
이렇게라도 자주 걷는것이 운동이 될거라는 확신에
지리적 위치의 유리함을 만끽해보고자 하는 생각에
북악스카이웨이를 따라 산책로를 걷다보면
마치 시끌벅적하기 그지없는 도심을 한참 벗어나
외진 산속으로 들어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곤합니다.
누군가가 아무런 명분없이 떠들어대기만 하는듯한
머리속을 채찍질 해보기도 하며
이런 핑계 저런 핑계로 귀찮아만 하고 있는
제 몸뚱아리의 한심함을 비난해보기도 하며
제 자신을 가끔씩이라도 그 길로 내몰아 보곤합니다.
힘들어하면서도 유쾌한 표정으로 걸어가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발길이 닿는데로. . .
마음이 가는데로. . .
시선이 머무는데로. . .
형형색색의 나무들과 꽃들을 대하며
서두를 필요없는 발걸음으로 쭉 펼쳐진 길을 거닐다보면
때로는 사람이 살아가는게 이런게 아닐까라는
제 나이에 걸맞지 않는듯한 착각에 빠져봅니다.
아버지가 그 먼 곳으로 가시기전에
저희 집근처에 진작 이런 길이 있었더라면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이야기도 자연스레 이야기하며
세상사에 대한 어르신의 생각을 들어보며
아버지와 함께 부자지간의 정을 더욱 돈독히 했을텐데라는
아쉬움에 대답없는 파란 하늘로 시선이 향하기도 합니다.
저도 모르게 어느 결에 어딘가로 시선이 향하게 되는
아버지를 생각하면. . .
언제나 알 수 없는 서글픔만이 밀려옵니다.
언제나 헤아리기 힘든 아쉬움만으로 빈 공간이 채워집니다.
어느덧 3년이 다 되어갑니다.
언젠가 어머니가 하셨던 말씀처럼
이제 좀 살만해졌는데 뭐가 그리 급하셔서 저희들 곁을 떠나가셨는지. . .
해답은 결코 찾을 수 없는 이런 익숙한 질문에
세상 사람들이 흔히들 일컫는
세월이라고 하는 그 거창한 이름의 약조차도
쓸모없을 때가 많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아버지도 특히 봄, 가을이면 이 산 저 산으로 다니시면서
여러가지 즐거움을 만들곤 하시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제 그 먼 곳에서도 친구분들과 함께
이 좋은 계절을 만끽하시기를 바래봅니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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