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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6월
받는이 : 태은
작성자 : 엄마 2006-06-12
태은아.

네가 떠난 6월은
너무 좋은 계절이야.
어젠 외삼촌, 외숙모, 은성이가
네게 다녀왔다더구나.
소은이랑 미선이도 오늘 네게 간다하고.
엄마는 멀리 있어 자주 못가는데...

너의 새로운 방에.

넌 정말 그 방에 있는거야?

아니지?

넌 지금 햇빛이 되어..바람이 되었다가...
구름이 되어..
자유롭게 날아다닐거야.

엄마에게도 .
멀리 중국에 있는 친구들에게도.
미선이에게도..
소은이에게도..

네가 말을 걸어도
엄마가 알아채지 못하는거 아닌가?

엄마는 어제 바람을 쏘이러 선운사에 갔었어.
햇빛은 뜨겁고..
보리는 누렇게 익어서
엊그제 내린 비에 쓰러져 있더라.
너, 군에 있을 때..,
태풍에 쓰러진 벼 일으켜세웠었댔지?
그게 루사였는지...매미였는지..

또 복분자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었어, 꽃처럼.

선운사 계곡물은
도토리속의 탄닌때문에 뿌옇단다.
계곡물 속에 피래미 같은 물고기들이
떼지어 헤엄치다가..
먹이를 주면 모여들곤하더구나.
엄마는 예전에 무심히 바라보던
모든 풍경들에 이제 무심할 수 없다.

그냥 지나가는 아기들을 보아도
그저 예쁘더구나.
아이들은 저렇게 예쁜거구나.
태은아...너도 그랬었는데....

절집 뒤쪽에 동백숲은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었어.
여름이 짙어지면 계곡옆으로 상사화도 만발할거야.

태은아....넌 엄마에게 큰 숙제를 주고 갔어.
엄마가 예전부터 집착했던 문제지만...

오늘은 <티벳 사자의 서>를 읽으면서
그 숙제를 풀어보려고....

사놓고도... 읽어보아도...
모르겠다...했었는데...
아들을 보내고도 모른다면 안되지 않겠니..

인간 존재와 사후세계를.

사랑하고 또 사랑하면서도
안타까이..아스라이 바라만 보았던
엄마를 ...용서하여라...

널 위해 기도할께....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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