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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혼자 오롯이 서서. . .
받는이 : 아버지
작성자 : 큰아들 창영 2006-06-21
요즘엔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한계를 알 수 없었던 착잡한 심정으로 말미암아
마치 진흙탕속에서 허우적거리던것 같은
지난 시간에 대한 조그마한 보상이 아닌가라는
제 자신만의 공상에 빠져봅니다.
불투명한 앞날에. . . 저의 소신에 대한 의구심때문에. . .
주위 사람들의 근심에 찬 모습을 느끼게 될 때. . .
이제는 조금 힘들기도 하지만. . .
天上과도 같은 곳에서의 시간이 이런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 .
면접의 일환으로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를 요청하는 회사가 있어
학교에 방문할 일이 있었습니다.
그전에는 업무관계로 한두번 방문했던 기억은 있지만
제 신변의 필요성에 의하여 학교를 방문한것은
곰곰히 생각해보니 10년만의 일이었습니다.
기분이 참 묘하더군요. . .
증축공사가 완료되었는지 진입로부터 확연히 바뀌어 있었고
새로운 부가시설도 많이 생겼더군요.
학교에 다닐때는 제대로 한 번 쳐다본 기억조차도 없는
남산타워는 왜 그리도 뚜렷하게 시야에 들어오던지. . .
저의 학창시절 내내 처음으로 참석해주셨던 졸업식때
아버지와 사진을 찍었던 교정 건물. . .
졸업식을 통해 처음으로 부모님께 인사를 드렸던
정혜와 사진을 찍었던 잔디밭. . .
이런 기회로인하여 교정에 혼자 오롯이 서서
지난 시간에 대해 생각해보는일도
색다른 기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제게 필요한 볼 일을 다 끝내고난뒤
또 다른 진로를 앞두고 시험을 치루었던 건물앞에 앉아
담배 한가치의 여유를 즐기고 있으려니
여러가지 생각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습니다.
지금 이 시간이 사회로 처음 뛰어들려고 하던
그 당시와는 뭔가 달라도 많이 다른 것 같다. . .
교정을 활보하는 저 친구들의 젊음이 부러울정도로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러버렸나. . .
그동안 무엇을 했고 무엇을 이루어 놓았는지. . .
그 때 당시에도 지금처럼 많이 고민했었는데. . .
언제 어느때고 고민이 있게 마련인가. . .
매사에 끈덕지게 열의를 가지고 살아왔던것처럼
아마도 또 다른 세상에서 그렇게 또 10년을 살면되겠지. . .
날이 더워 땀으로 뒤범벅이된 육신을 이끌고 교정을 내려오며
아버지에게 작은 소망을 기원하고 있는
제 자신에게 씁쓸한 웃음을 지어보았습니다. . .

편안히 쉬세요. 아버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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