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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아버지~~벌써 주말이네!!!!!!
받는이 : 아버지
작성자 : 아버지의딸 2006-07-01
아버지!...
시간이 너무 빠르게 가는것 같아.
벌써 일주일이 다가고 토요일이 되어버렸으니...

날씨는 장마라 잠깐잠깐 장대비가 쏟아지다가 반짝해가 비추고 또 다시 비가 오고해서 습도가 장난이 아닌거같아요.
난 원래 습도 많은거 딱 질색인데 그래도 주부라고 혼자있을땐 웬만해선 에어컨도 안틀고 선풍기로 버티고 있어요.(아부지 나 이쁘지??ㅎㅎ)

오늘은 그냥 기분좋아.
점심때쯤에 엄마가 오신다고 했거든.
이모들이랑 같이 오라고했어. 맛난거 사드릴려고..
그래도 엄마는 이모들이랑 수다떨고 할때가 가장 행복해 하는거같아.
누가 뭐래도 자매니까 남보다는 뭔가가 다르겠죠?
난 여자형제도 하나없고 나중에 늙으면 너무 외로울것같애.물론 지금도 외롭긴하지만...

엄마 오면 맛난것 사드릴께요.아버지도 놀러 오세요.엄마도 보고 이모들도 보고...

참 아버지!!
다음주 토요일에 둘째큰집언니(독일갔다온..)이름을 모르겠어.그집은 워낙 딸이 6명이나되서 그냥 그언니가 그언니같아 너무 헷갈려요.
근데 그언니네 결혼식이있대요.
.내겐 조카가 되겠지만 얼굴을 본적이 없는것같아 그냥 낯설기만하네.

캐나다오빠도 거기 참석했다가 들어간다고 아직도 한국에 계신데요.
근데 결혼식을 강릉에서 한대.그래서 주말이고해서 우리식구랑 엄마 오빠네 대기네 모두 하루 놀다오려고해요.
콘도는 벌써 예약해 놓았고 1박2일로 우리가족 겸사겸사 여행다녀오는셈 치려고..
해돋이도 보고 싱싱한 회도 먹고 바닷바람도 쐬고...
아이들도 다 데려갈건데 박서방은 요즘 사업이 너무 바빠서 글쎄 아직은 모르겠어요.

정원인 그날 예술의 전당에 음악회보러 가기로 되어있는날인데 내가 cancel시켜서 좀 화가 나있어요.
음악회야 다음에 얼마든지 볼수있는데...
이런 가족여행이 더 의미있고 추억거리도 만들고할수있잖아요.

할아버진 안계셔도 할머니랑 삼촌들이랑 사촌형제들이랑...얼마나 좋은 추억이겠어요.

난 어릴적 할아버지 할머니에대한 그어떤 추억도 없잖아.얼굴도 사진으로만 보았으니..(이산가족의 아픔!!)

아버진 이제 고향땅에도 가시고 그토록 그리워했던 부모님도 다 만나셨겠네?...

아버지....
정말 이세상에 가족처럼 소중한건없는건데..
점점 햇가족화되어가면서 우물안 개구리마냥 그렇게 자기앞에보여지는 가족만이 가족인양 살고있으니 참 한심하죠?
.................................

근데 얼마전에 작은오빠가 동창들 축구시합이있었나봐.거기서 공에 부딪혀 이마를 다쳤대요.
그래서 토요일에 갈수있을지 없을지 애매한가봐.

온가족 다 모시는자린데 이마에 상처가 너무 흉할까봐..
그래서 내가 살색 테이프 바르고 가면 된다고 했어.괜히 빠지려는 핑계일수도 있을것같아서..
어쨋거나 아버지~~~~
아버지 안계셔도 엄마랑 우리가족 잘 나들이 하고올께요.
무엇보다도 엄마가 제일 좋아할것같아서 내가 제안 한거거든.(잘했지?)
안 그러면 평생 아들집에서 잠도 안주무시는데 이렇게라도 해야 뿌듯한 아들들 틈에서 하룻밤이라도 주무실수있을거 같더라구.

엄마가 즐거우면 나도 즐거운거니까 1박2일이나마 잘 놀다 올께요.

아버지가 함께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치만 슬퍼안할래.그냥 우리끼리 엄마 모시고 재미있는 시간 보내다 오면 아버지도 행복해하실거라는거 아니까...
계획에 차질없게 아버지가 잘 도와주세요.아이들도 그누구도 아프지않고 아무일없게 꼭 그렇게 해줘야되요.

그리고 강원도 쪽 비행기편이 아예없어졌더라구요.
작년에 설악산갈때 알아보니까..양양공항도 폐쇄되었다는거 같지?(그래서 우리도 비행기 못탔거든요)
엄마가 연세가 있으셔서 차로 괜찮을지 그게 제일 걱정이지만...
엄마도 좋은 여행이니까 별로 힘들어 하지 않으실것도 같은데...약간 염려는 되네.
어쨋거나 여러가지로 좀 걱정이긴해요.

그래도 항상 각자 자기 가족끼리만 다니던 여행이아닌 온가족이 함께가는거라 약간의 잡음도 좀 있겠지만 다들 현명하게 잘 할거라 믿어요.

아버지!!!
우리끼리만 가서 미안하지만 그래도 즐거운 여행에 좋은 추억들만 만들어 올께요.
아버지도 그날은 우리곁에 다녀가세요.아무리 바빠도 알았죠??

아버지....
이럴땐 아버지가 더많이 그리워요.
보고싶은 나의 아버지!
무사히 잘 다녀와서 다시 인사드릴께요.
사랑하는 아버지 편히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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