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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나이를 들어간다는것이.....
받는이 : 아버지
작성자 : 아버지의딸 2006-09-04
그립고 보고싶은 아버지!~~~~
아침 저녁 이불깃을 잡아끌게 되는걸 보면 이제 가을이 바로 저만치 와있는것을 느낄수있을것같아요.
코스모스핀 들길을 한가롭게 산책하고싶은가을..
괜히 베스트셀러라도 한권 손에쥐고있어야할것같은 가을....
파아란 하늘을 올려다 보며 그리운사람을 떠올리고싶은 가을...

가을은 여러모로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계절인건 누구도 부인할수 없는것 같지만!~~~
그냥 느끼는 가을의 매력!...
난 거기까지가 좋아.
유난히 가을을 탄다는 남자의 계절이라고들 하던데...
그렇다면 이렇게 찬바람이 불어오는 이가을!!
남편이 우울해 할까하는 걱정을 해야하건만 난 이상하게 아버지가 생각나요.
아버지도 이런 가을이면 더 많이 외롭고 고독하셨을것 같아서.....

이제야 알것같아.
아버지가 왜 그렇게 친구분들에게 정을 두고 사셨는지를....

정말 아무것도 모를 나이인14살에 일본유학길에올라 26살 청년이 되어 밟은 고국땅!
얼마나 낯설고 외로우셨을까?

아버진 정이 많아 엄마가 처음 시집와 명동에 살때 매일저녁 친구들을 데리고 들어오셔서는 옷이며 구두며 다 내 주셨다고 하던데..우리가 보면 멋지고 의리있는 남자지만 엄마는 그게 너무 싫으셨대요.
욕심도 없고 친구들에게 뭐든 다 내주는 그런남편을 좋아할 여자가 누가있겠어요.
그래도 엄마니까 그걸 다 참고 보셨지 난 절대 이해 못해요.

항상 술을 즐겨드셨던 아버지!!
아버질 닮아 나역시 술은 잘 마시는 체질인가봐.
대학입학해서 신입생환영회때 선배들이 나보고 깜짝 놀랐대잖아.
얼굴은 청순하니 천상 여자를 해가지고 주는 술을 홀짝홀짝 마시고도 얼굴색하나 안변하드래나?.....
참 오래된 얘기네.
이젠 나도 두아이의 엄마가 되고 누가 가르쳐주지않아도 혼자서 엄마역활을 잘도 하고있으니..

아버지!
너무 보고싶다.
아버지랑 삼겹살에 소주한잔하고싶어요.
한번도 아버지랑 그렇게 아들들 처럼 소주로 대적을 한적은 없지만 이젠 나도 아줌마니까 괜찮을 나인데 아버지가 없네..

아버지 계신곳에선 술도 못마실텐데....
아버지가 술한잔 얼큰이 하신날엔 날 옆에 끌어안고 알아 들을수도 없는 일본노래를 그렇게도 구성지게 부르셨었죠?
아마도 내가 7~8살 정도때부터 그런걸 기억하는거보면 어쩜 훨씬 그 이전부터 아버진 그렇게라도 젊은 날을 그리워하셨던거 같아요.
하지만 그건 아버지가 일본색이 강해서가아니라 가장 소중한 청춘의 날들을 일본에서 보내셨으니 당연히 추억하고 그리운게 무엇이겠어요.

아버지!!
오늘은 아버지가 더많이 보고싶어.
청아에 다녀온지도 한참 되었건만 누구하나 가잔소리도 없고...
아직도 운전대를 못잡고 있는 이못난딸은 어찌해야하는건지...

그치만 아버지!
아버지가 항상 내게 가르쳤던 말씀 다 명심하고 있거든요.
자기가 한말엔 책임을 져야한다구..
꼭 다시 운전대 잡고 아버지한테 갈거니까 좀 기다려 주세요.

세상이 너무 험악해져서 박서방도 안심이 안되니까 운전 안했으면 하거든.
위험해서 안된다고...

아버지!!!
내 고집 알죠?
아버지의 딸인데 오죽하겠어요.
그치만 우린 절대 나쁜일에 고집부리진 않는데..그치???

아버지~~
조금전에 엄마랑 통화했는데 여기저기 안아픈데가 없다고 엄살반... 하소연반....
저녁준비해야하는데 엄마가 막수다떠는거 보니까 엄마도 많이 외로웠나 싶어 한참을 들어주다보니 시간이 엄청 지났더라구요.(부랴부랴 저녁준비해서 애들먹이고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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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우리 엄마!!
아버지가 하늘나라에서라도 잘 지켜주세요.
엄마야말로 정말 전형적인 이조시대의 여인상인데..

아버지!!
너무 보고싶고 그리워서 맥주한잔 마셨는데 더 보고 싶다.
그만 써야겠어요.
계속 쓰면 막 나도 아버지한테 어리광부리고 싶어질것같아서..
아버지!!
아버지 딸 오늘도 열심히 잘 살고 있는거 보셨죠?
아버지 너무 사랑해요.그리고 여전히 그리워요

언제나 늘 행복하고 평안하게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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