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의 필체를 다시 한 번...
- 받는이 : 아버지
- 작성자 : 큰아들 창영 2006-09-09
지난주에 어머니와 함께 오랜만에 아버지를 찾아뵈었습니다.
사는게 바쁘다는 상투적인 말씀밖에는 드릴 수 없는
이 아들을 너그럽게 보아주시길 바랍니다. . .
어머니께서 편지 한 통을 아버지의 사연에 띄우라고 가져오셨답니다.
제가 군대에 있을때 보냈던 편지더군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오늘은 그 때의 사연을 적어봅니다.
아버님께
계속 전화연락으로만 안부를 전해오다가 이렇게 글을 띄우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에도 별고없이 건강하시온지요. 요즈음 장마철이라 그런지 이 곳도
날씨가 계속 흐리답니다. 집을 떠나서 생활하게 되니 장마철같은 계절의
흐름에도 민감해져서 혹시 집에 아무런 피해가 없는지 누가 아프지나 않은지
걱정이 됩니다. 아무쪼록 무더운 여름을 온 가족이 아무탈없이 건강하게
보냈으면 합니다. 저도 물론 여름을 싫어하지만 아직까지는 참을만합니다.
매일마다 샤워도 하고 요즈음의 날씨가 계속 흐린 관계로 그리 무덥지 않아서
지내기가 좋습니다.
아버님. 이번주 토요일이 아버님의 생신이시죠. 우선 군에 입대한 큰 아들의
입장에서 충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어렸을적에 아버지가 케이크를 사들고
들어오시던 기억이 새삼스럽게 떠오릅니다. 저희들의 생일에는 케이크를 사들고
들어오시면서 말없는 축하를 해주시면서 정작 아버님의 생신이 돌아왔을 때
무심하게 흘려버렸던 저희들의 행동이 왠지 죄송스럽게 느껴집니다. 창열이나
제가 좀 더 커서 아버지의 생신때 멋진 생일잔치를 차려드리면 되겠지하고
생각한 저희들이 안일했습니다.
또한 평소에 가족사이끼리 선물이라든가 생일을 짚고 넘어가면서 축하해주는데
있어서 저희들이 너무 무관심했습니다.
어렸을때부터 그렇게 자라온 저희로서는 당연하다고 여겼고 어떤때는 그런
형식적인 선물세례보다는 아버지와 겸상하면서 술이라도 마실 수 있는게
더 멋있게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어머니나 혹 창원이는 그런 남성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 하겠지요.
저희도 이제 성장할만큼 성장했으니 자식된 도리를 하는게 순리라고 생각됩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큰 아들은 마음속으로나마 축하를 보내야겠지만 창열이라도
아버지와 시간을 함께 했으면하는 마음입니다.
지난번에 집에 전화했을때 어머니께서 아버지와 창열이의 관계가 훨씬 좋아졌다고
하시더군요. 조금씩이라도 창열이가 깨달으면서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는게
마음 흐뭇했고 남자답게 서운했던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던 아버지의 모습에
여전히 굳건하게 저희들을 지켜나가시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든든했습니다.
잘못은 지적하고 고쳐주시는게 도리라고 봅니다.
아버지는 아직 건장하시고 꿋꿋한 생활력을 보여주시고 계십니다. 정말로
고맙습니다. 아버지의 생신을 맞이하여 이런 글을 올린다는게 왠지 부끄럽기만 합니다.
아버지. 요즈음에도 술을 많이 드시는지요. 어머니나 제가 늘 말씀드리지만 술을
조금만드실 수 있도록 하십시요. 아버지의 건강을 걱정하는 우리 가족들의 염려라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술 이야기를 하니 아버지와 얼큰하게 한 잔 해보고싶습니다. 기억에 남을정도로
그래본 기억도 없고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못 가졌던게
아쉽습니다. 아버지. 다시 한 번 아버님의 생신을 축하드리며 더욱 더 건강하신
웃음으로 생활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1991년 7월 9일 먼 곳에서 큰 아들 올림
붓펜으로 써서 동봉한 내용도 있어서 적어봅니다.
아버님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더욱 건강하신 모습으로 저희들 곁에 머물러
주십시요. 조금 더 많은 것을 배워 조금 더 멋진 아버지의 큰 아들이
되겠습니다. 끝으로 가정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합니다. 큰아들 올림
벌써 15년이나 지난 이야기였습니다.
편지 봉투 뒷면에 <昌榮아>라고 써놓으신 아버지의 필체를 다시 한 번 살펴보며
오늘의 사연을 줄이고자 합니다. . .
사는게 바쁘다는 상투적인 말씀밖에는 드릴 수 없는
이 아들을 너그럽게 보아주시길 바랍니다. . .
어머니께서 편지 한 통을 아버지의 사연에 띄우라고 가져오셨답니다.
제가 군대에 있을때 보냈던 편지더군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오늘은 그 때의 사연을 적어봅니다.
아버님께
계속 전화연락으로만 안부를 전해오다가 이렇게 글을 띄우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에도 별고없이 건강하시온지요. 요즈음 장마철이라 그런지 이 곳도
날씨가 계속 흐리답니다. 집을 떠나서 생활하게 되니 장마철같은 계절의
흐름에도 민감해져서 혹시 집에 아무런 피해가 없는지 누가 아프지나 않은지
걱정이 됩니다. 아무쪼록 무더운 여름을 온 가족이 아무탈없이 건강하게
보냈으면 합니다. 저도 물론 여름을 싫어하지만 아직까지는 참을만합니다.
매일마다 샤워도 하고 요즈음의 날씨가 계속 흐린 관계로 그리 무덥지 않아서
지내기가 좋습니다.
아버님. 이번주 토요일이 아버님의 생신이시죠. 우선 군에 입대한 큰 아들의
입장에서 충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어렸을적에 아버지가 케이크를 사들고
들어오시던 기억이 새삼스럽게 떠오릅니다. 저희들의 생일에는 케이크를 사들고
들어오시면서 말없는 축하를 해주시면서 정작 아버님의 생신이 돌아왔을 때
무심하게 흘려버렸던 저희들의 행동이 왠지 죄송스럽게 느껴집니다. 창열이나
제가 좀 더 커서 아버지의 생신때 멋진 생일잔치를 차려드리면 되겠지하고
생각한 저희들이 안일했습니다.
또한 평소에 가족사이끼리 선물이라든가 생일을 짚고 넘어가면서 축하해주는데
있어서 저희들이 너무 무관심했습니다.
어렸을때부터 그렇게 자라온 저희로서는 당연하다고 여겼고 어떤때는 그런
형식적인 선물세례보다는 아버지와 겸상하면서 술이라도 마실 수 있는게
더 멋있게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어머니나 혹 창원이는 그런 남성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 하겠지요.
저희도 이제 성장할만큼 성장했으니 자식된 도리를 하는게 순리라고 생각됩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큰 아들은 마음속으로나마 축하를 보내야겠지만 창열이라도
아버지와 시간을 함께 했으면하는 마음입니다.
지난번에 집에 전화했을때 어머니께서 아버지와 창열이의 관계가 훨씬 좋아졌다고
하시더군요. 조금씩이라도 창열이가 깨달으면서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는게
마음 흐뭇했고 남자답게 서운했던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던 아버지의 모습에
여전히 굳건하게 저희들을 지켜나가시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든든했습니다.
잘못은 지적하고 고쳐주시는게 도리라고 봅니다.
아버지는 아직 건장하시고 꿋꿋한 생활력을 보여주시고 계십니다. 정말로
고맙습니다. 아버지의 생신을 맞이하여 이런 글을 올린다는게 왠지 부끄럽기만 합니다.
아버지. 요즈음에도 술을 많이 드시는지요. 어머니나 제가 늘 말씀드리지만 술을
조금만드실 수 있도록 하십시요. 아버지의 건강을 걱정하는 우리 가족들의 염려라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술 이야기를 하니 아버지와 얼큰하게 한 잔 해보고싶습니다. 기억에 남을정도로
그래본 기억도 없고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못 가졌던게
아쉽습니다. 아버지. 다시 한 번 아버님의 생신을 축하드리며 더욱 더 건강하신
웃음으로 생활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1991년 7월 9일 먼 곳에서 큰 아들 올림
붓펜으로 써서 동봉한 내용도 있어서 적어봅니다.
아버님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더욱 건강하신 모습으로 저희들 곁에 머물러
주십시요. 조금 더 많은 것을 배워 조금 더 멋진 아버지의 큰 아들이
되겠습니다. 끝으로 가정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합니다. 큰아들 올림
벌써 15년이나 지난 이야기였습니다.
편지 봉투 뒷면에 <昌榮아>라고 써놓으신 아버지의 필체를 다시 한 번 살펴보며
오늘의 사연을 줄이고자 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