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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광장하늘로보내는편지

하늘로보내는편지

눈에 어른거리는듯...
받는이 : 아버지
작성자 : 큰아들 창영 2006-09-16
아버지. . .

높아져만 가는 가을하늘을 실컷 볼 수 있는 시간보다는
일정규격에 의해 막혀있는 공간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이래저래 지친 심신을 달래보려고도 하지만
그다지 뾰족한 방법은 없어보입니다. . .

개인적으로 별로 원하지도 않는 술자리를 하고나서
축 늘어진 몸을 택시를 싣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아버지와 연관관계가 많은 거리를 지나갈 일이 있었습니다.
그 언젠가 서로간에 의견충돌이 발생하여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를 찾아 그 곳에 갔던 적이 있었고
또한 아버지가 그 먼 곳 하늘로 가신후에
손때가 묻은 유품을 정리하러 갔던 적이 있었던터라
제 기억에 생생한 길일 수 밖에 없는 곳이었지요. . .

그렇지만. . . . .
그러한 추억과 보다는 또 다른 형태의 상념이
제 마음속에서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병환으로인해 너무도 불편하셨을 몸을 지탱해가며
혼자서 쓸쓸히 출퇴근길을 걸어다녔을 그 모습이
눈에 어른거리는듯 하였습니다. . .
어떤 생각을 하면서 저 길을 걸어다니셨을까. . .
너무나 힘들었을텐데도 왜 그토록 당신 하시는 일에 애착을 가졌을까. . .
얼마남지 않은 인생의 시간을 확실히 알 수 있었더라면. . .
걷기가 너무나 힘들어 잠시 쉬기라도 했던 곳은 어디일까. . .
내가 다 크고나서도 알지 못했던 인생의 뒷이야기를
아버지와 함께 나누며 저 길을 걸어보았더라면 좋았을텐데. . .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게 후회스럽기만 하더군요. . . . .
그렇게 힘들어 하실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서지 못한
제 자신이 초라해보였습니다. . .
마음속 깊이 묻어둔 이야기가 정말 한없이 많았을텐데
서로를 위해 제 자신이 조금이라도 노력해 본 기억이 없는터라
한맺힌 가슴을 풀어볼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 .

제가 좋아하는 초가을의 시원한 바람과
밤늦은 시간의 화려한 불빛에 묻혀 있는 전경과
희미하게 별빛이 보이는 밤하늘마저도
저의 이런 마음에 대해 별로 시사하는바가 없어
그저 쓸쓸한 마음뿐이었습니다. . . . .

보고싶습니다. . . 아버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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