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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광장하늘로보내는편지

하늘로보내는편지

저 혼자만의 그 짧은 시간에...
받는이 : 아버지
작성자 : 큰아들 창영 2006-10-13
아버지. . .
구름 한 점 없는가을하늘이 유난히 쾌청하게 다가옵니다.
불어오는 바람이 조금은 차갑게 느껴지는걸 보니
어느덧 올 가을도 이렇게 무르익어 가나봅니다. . .
저에게 잘 맞지도 않는 상황에 대해
우격다짐식으로 맞추어보느라 그만큼 힘들었던건지..
주변의 상황에 대해 무디어져만 가는건지..
사유가 명쾌하지 않은 허탈감 같은 감정때문인지..
별 생각없이 심신이 움츠러들기만 합니다.
아마도 가을이란 계절탓도 있겠지요. . .

평소에 생각했던바도 있고 해서
무작정 신설동에서 동아일보사까지의 청계천로를 걸어봤습니다.
이어폰을 꽂고서 음악을 들으며
아무런 거리낌없이 혼자서 걷게된 청계천로는
오랜만에 시야를 확 트이게 하는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내 아버지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 .
(아버지는 이 좋은곳을 구경도 못하셨구나. . .)
언제나 그러했듯이 문득문득 떠오르는
그러한 생각에 정말로 많이 서글펐습니다.

거침없이 흘러가고 있는 물살을 지나치며..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돌틈사이로 하얗게 부서져가며
언제나 귓가에 다정스럽게 들리는 물살을 보며..
각자의 목적에 맞게 그 길을 거니는 사람들을 보며..
조금씩 많아지는 도심빌딩의 불빛들을 보며..
조금은 멀게 느껴졌던 목적지까지
예상했던것보다 금새 도달한것도 같았지만
이런 저런 생각과 구경속에 걷다보니
어느새 시간은 꽤나 지나가버렸답니다.
오랜만에 가져보게된 마음과 시간의 공백은
시야에 들어오는 주변의 모습과 어우러져
처량해보이는 신세에 대해 우울한 느낌을 던져주는듯 했습니다.
그렇지만 주위에 누군가가 있어 함께 하기보다는
저 혼자만의 그 짧은 시간에
제 마음만은 편안하기 그지없었습니다. . .

아버지. . .
마음에 와닿지않는 현실에 대해
어찌보면 독단적으로 행동하게 되는 제 자신을 돌아보며
자체적으로 진단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하지만
주변의 일련의 상황들과 연계되어
끊임없이 펼쳐지는 여러가지 생각들은
결국은 헛된 공상에 불과하다는 생각뿐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구름 한 점 없는가을하늘로
마음의 위안을 삼아보려 합니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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