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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자연스레 흡족한 그 시점이...
받는이 : 아버지
작성자 : 큰아들 창영 2006-10-20
아버지. . .
무르익어가는 가을에 무엇을 하시면서 지내시는지요. . .
누렇게 변해가는 주위의 나뭇잎 색깔들은
가을의 색채를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어보이지만. . .
시간을 내어 책을 읽어보기도 하고
쓸모없는 상념에라도 잠겨보며 이 계절을 즐겨보려 하지만. . .
이 계절과 맞지않게 제 마음은 매서운 겨울처럼 황량하기만 합니다. . .

어제는 저의 결혼 9주년기념일이었습니다.
이제 한 해 두 해 지난것도 아니기때문에
평소와 다름없이 무덤덤하게 보냈습니다.
어떤 날이 다가오면 벌써라는 상투적인 말을 쓰게되는데
정혜와 함께 대화를 나누다보니 변함없이 벌써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더군요.
지나온 시간에 대해 반추하여보니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흔히들 말하듯. . .
다른 사람들처럼 그 시절에 맞는
지극히 평범하고 순탄한 길을 걸어왔다기보다는
조금은 굴곡이 있는 생활속에서
서로를 얼마나 독려하는 역할을 하였는지를
되새겨 보게되었습니다.
아직도 산적해있는 수많은 인생숙제에 대한
신세한탄조의 말들을 비롯하여
그러한 사안들을 해결해나가기 위한 마음가짐을
조심스레 다져보기도 했습니다.
10주년이 되는 내년 이 맘때는
무엇을 할건지,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런지,
무엇을 이루어놓아야 하는지
서로가 자못 궁금하기도 했지만
특별한 계획같은 것을 수립하지는 못했습니다.
하루하루를 정성스럽게 쌓아나가다보면
자연스레 흡족한 그 시점이 도래할거라 생각됩니다.

향후에 도래할 수많은 특별한 시간을 위해
이제는 조금 더 나은 결정을 해야하는 시점이고
또한 조금 더 나아가야하는 모습을 가져야겠지요. . .
이제 함께 할 수는 없지만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보며 오늘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편안히 쉬세요. 아버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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