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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아빠.
받는이 : 아버지
작성자 : 콩새 2007-03-14
아빠.

아빠하고 소리내어 부르면
아빠가 돌아봐주었음 하는데.
내가 바라는 것은 그거 하나 뿐인데...
이 아빠라는 말을
속으로만 삼키게 될 줄이야...
항상 옆에 있을 줄만 알았지
내가 이렇게 될 것이라고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아이구......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우리랑 산책도 하고 그럼 좀 좋아...

그렇게 추운 한 겨울에
병원에만 있다가 가버렸네...
창문 밖으로 다니는 사람들, 달리는 자동차들이
얼마나 부러웠을까...

아빠가 고모들 갈 때
창문 밖을 한참 내다보던 모습이 눈에 선해.
내가 병원을 나갈 때도 아빠는 그렇게 바라봤겠지.
그 모습이 마지막일 줄이야...
내가 어떻게 알았겠어.

답답한 병실에 앉아서
교회에 달린 십자가를 세면서
교회가 왜 이렇게 많은 거야 하던 모습....
사는데 바빠서 누리지 못했던 그 여유를
아빠는 결국 몸이 만신창이가 된 채 누리게 되었네요...

마음이 아파.
왜 진작 몰랐을까.
내가 왜 이렇게 아빠한테 못해준 게 많은지
나 정말 잘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하나도 못 지켰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이렇게 후회가 덜 될까?
이렇게 마음이 덜 아플까?

아빠.
나 여기서 고스란히 아빠를 느끼고 있어.
좀 더 아빠의 외로움을
아빠의 마음을 느낀 다음...
그때 내 길을 갈게.
아직은 부족한 것 같아..
그러니까 아빠.
내가 답답하고 더뎌 보여도 이해해줘.
아직은 여기를 벗어날 힘이 안나.

사랑하는 아빠.
나에게 힘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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