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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가까이서 느껴보고 싶은 마음도. . .
받는이 : 아버지
작성자 : 큰아들 창영 2007-03-30
혼자서 조용히 찾아뵙고 싶은 마음에
지난 설날이후로 아버지를 처음 찾아뵈었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고. . .
정리하고 싶은 생각도 많았는데. . .
아버지가 계신 공간에 들어서니
별 생각 없이 멍하니 있게 되는건 무슨 이유인지. . .
무덤덤한 모습의 아버지 사진은
늘상 보아오던 모습이어서인지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 .

오랜만에 찾아뵈었기때문에 안치단을 개방하여
아버지의 이름이 새겨진 함을 손으로 느껴보고 싶었고. . .
수건으로 닦어내고 더욱 깨끗이 정리도 하고 싶었는데. . .
그새 추모홀 관리상의 규칙이 또 바뀐게 있더군요.
명절이나 기일, 생신이 아니면 개방이 안된다는
새로운 규칙이 생겼답니다.
아버지를 그 곳에 모셔놓은 뒤로
지켜나가야 할 규칙은 계속해서 생겨나고
그러한 규칙을 안 지킬 수는 없는 일이고 하니 어쩔 수 없더군요. . .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아닌 조용한 분위기속에서
아버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유도 없어지는 듯하고. . .

세상은 왜 이리 제약조건이 많은건지. . .

아버지를 더욱 가까이서 느껴보고 싶은 마음도
그런 여러가지 상황에 의해
방해를 받는것 같아 솔직히 마음이 불편합니다. . .

차라리 양보하고 살라던 아버지의 말씀과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아버지의 말씀을
더더욱 가슴 깊이 새기고 살아가려 합니다. . .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셔틀버스에서 내렸을 때
어머니와 창원이를 만났습니다.
저와 얼마 차이나지 않는 시간대에
아버지를 찾아뵙기 위해
셔틀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더군요.
저희 가족들이 마치 교대하듯이
아버지를 찾아뵙는 형태가 되어
서로의 생각이 비슷한걸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 .

아버지가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
아버지를 쓸쓸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
아버지의 미소를 떠올려 봅니다. . .

다음주에 또 사연 띄우겠습니다. 아버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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