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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지금, 바람 불고 비가 옵니다
받는이 : 아버지
작성자 : 혜정 2007-10-28
아버지 가신 지 2주일, 시간은 속절없이 잘도 흐릅니다. 가을걷이를 끝낸 청아공원 옆 들판은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그 어딘가에 아버지의 흔적이 있을 것만 같아 찾았드랬습니다. 낮이면 여기 나와 노니시겠거니 하면서 마음을 달랬답니다. 영미가 사다드린 말 타고 단풍 물든 산야 보며 유유자적 지내시겠지 하면서요. 훗날 전원에 가서 함께 살자니까 그게 언제냐, 좋아하시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엊그제 내가 얼마나 힘든 지 아냐, 꿈에 제게 오셔서 하신 말씀이 귀에 쟁쟁합니다. 병원에서 얼마나 힘드셨으면... 얼마나 외로우셨으면... 가슴에 회한만 가득합니다. 맛있는 거 먹을 때 아버지 생각이 제일 많이 나고요. 이거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건데, 하면서 목이 멥니다. 그래도 씩씩하게 잘 먹고 있어요. 우리가 잘 먹는 거 보시면서 좋아하시겠지, 스스로 위안하면서요.

지금은 바람이 불고 비가 옵니다. 아버지 계신 그곳에도 비가 오는지, 바람이 부는지...

엄마는 붙잡아도 굳이 집에 가셨는데 썰렁한 집에 혼자 계실 생각을 하면 영 마음이 짠합니다. 오늘밤도 아버지가 옆에서 편안히 주무시도록 지켜주세요. 아버지는 언제나 엄마 편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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