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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아부지
받는이 : 그리운 아버지
작성자 : 혜정 2008-01-12
새해 밝은 지 벌써 열이틀이예요. 그곳에도 새해가 밝았겠지요. 낼 새해 인사드리러 가고 싶은데 어찌 될지 모르겠어요. 민철이 일정 봐서 갈게요.

어제는 밤을 새웠는데, 정신이 초롱초롱해요. 책도 보고 작업도 하고... 그 시간이 저에게는 큰 행복이지 싶어요. 학교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요.
올해 학교 옮긴답니다. 과정에서 무진장한 아픔도 있었지만 아부지의 딸답게 멋지게 가요. 떠날 때를 알고 떠나는 자의 뒷모습은 아름답다, 이런 거요.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게, 굴하지 않는 게 저잖아요. ㅋㅋ. 아부지가 멀리서 응원해주시는 거죠?
이런 날 만나서 막걸리 한잔 하면 대따 좋을 텐데... 아부지랑 마시던 먹걸리맛이 새록새록 나는 날입니다.
올해는 여러 계획중에 작업하는 게 가장 커요. 무너지지 않고 의지대로 밀고 나갈 수 있게 아부지가 일깨워주세요. 잠 안 오는 밤에 벗도 되어주시고요. 이거, 맨날 뭘 해달라고만 하는 나쁜 딸이죠? 그래도 허허, 웃으실 아부지니까 제가 맘놓고 이래요.
아부지, 그 나라에선 편히 계시는 거죠? 왜 늘 환자복 입고 계시던 모습만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어요. 사랑의 벽, 벚꽃 아래 멋진 모습으로 청아공원 들판 바라보고 계시는 모습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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