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과서 싸주시던 그 손길이 사랑이었다는 걸
- 받는이 : 아버지
- 작성자 : 혜정 2008-03-09
지난해에도 봄이 왔다 갔을 텐데 아버지 계시지 않는 봄볕과는 어찌 이리도 다를까요. 하지만 울아버지 드넓은 청아들판에서 말 타고 다니시겠구나 싶어 봄볕이 고맙기만 했습니다.
마음으로는 늘 뵈어도 청아들판 다녀오면 기분이 다릅니다. 왠지 마음이 푸근하고 온화해지니까요. 아버지도 그러시지요? 이제는 그곳이 마음의 고향 같아요.
아버지와 함께 먹었던 낙지수제비 저희들만 먹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먹으면 뭐든지 맛있었는데 어쩐지 맛이 덜했어요.
엊그제는 새학교 첫수업하다 아버지 생각에 울컥 설움이 복받쳤드랬습니다. 새 교과서 받으면 언제나 아버지가 달력으로 책 싸주셨잖아요. 그로 인해 새책이 더욱 새책 같았는데, 그래서 한번 읽어보고 학교에 갔드랬는데... 요즘 애들은 그런 추억을 갖지 못한답니다. 표지에 코팅이 되어 있거든요. 애들한테 아버지가 책 싸주시던 이야기 하다가 그만 울음을 터뜨려버린 거예요. '지금은 늘 책을 싸주시던 아버지가 곁에 안 계시네.' 하면서요. 그 덕에 '울보선생님'이란 꼬리표가 붙어버렸답니다. 퇴근길에 아이들이 '울지마세요'하는데 또 눈물이 났습니다.
언제나 교과서 싸주시던 그 손길... 그것이 무뚝뚝한 아버지의 사랑이었다는 걸 그때는 왜 몰랐을까요. 잠깐만이라도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아버지, 편히 쉬세요.
마음으로는 늘 뵈어도 청아들판 다녀오면 기분이 다릅니다. 왠지 마음이 푸근하고 온화해지니까요. 아버지도 그러시지요? 이제는 그곳이 마음의 고향 같아요.
아버지와 함께 먹었던 낙지수제비 저희들만 먹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먹으면 뭐든지 맛있었는데 어쩐지 맛이 덜했어요.
엊그제는 새학교 첫수업하다 아버지 생각에 울컥 설움이 복받쳤드랬습니다. 새 교과서 받으면 언제나 아버지가 달력으로 책 싸주셨잖아요. 그로 인해 새책이 더욱 새책 같았는데, 그래서 한번 읽어보고 학교에 갔드랬는데... 요즘 애들은 그런 추억을 갖지 못한답니다. 표지에 코팅이 되어 있거든요. 애들한테 아버지가 책 싸주시던 이야기 하다가 그만 울음을 터뜨려버린 거예요. '지금은 늘 책을 싸주시던 아버지가 곁에 안 계시네.' 하면서요. 그 덕에 '울보선생님'이란 꼬리표가 붙어버렸답니다. 퇴근길에 아이들이 '울지마세요'하는데 또 눈물이 났습니다.
언제나 교과서 싸주시던 그 손길... 그것이 무뚝뚝한 아버지의 사랑이었다는 걸 그때는 왜 몰랐을까요. 잠깐만이라도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아버지, 편히 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