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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잊을수 있다는게..... 잊혀진다는게.....
받는이 : 아버지
작성자 : 아버지의딸 2008-03-21
넘 오랜만에 불러보는 이름 아..버..지..
서서히 내기억속에서 어쩜 그렇게 잊혀져가고있었는지도 모를 나의 아버지!~~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 망각이라고 했던가요??
나역시 흐르는 시간앞에 바쁘게 돌아가는 현실앞에 그렇게 점점 무감각해져버린체 살아가고 있었나봐요.
그냥 아주 잠시잠깐 그렇게 아버질 떠올리다 또 잊어버리고..

아버지!~~
나 참 못된딸이었나봐요.
아무리 내리사랑이라지만 그저 내 아이들 생각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걸보면..
어쩜 이리도 이기적인지....
참 안그럴려고 두루두루 내 가족들 챙기려고해도 그저 맘뿐이네요.
정말 아버지한테 넘 죄송하구 약속도 못지키는 그런 실망스런 딸로 살아가고 있는것같네요.

화창한 봄 날씨 덕에 맘도 한결 밝아지는 기분이에요.
오늘은 정원이 혁이 모두 조금전 학교에서 임원수련회를 떠났어요.
1박2일의 짧은 헤어짐이지만 이상하게 늘 시원섭섭 안절부절하며 아이들 돌아올때까지 더 맘이 안편하다는거..
이게 부모의 맘이라는걸 이제야 깨달아 봅니다.
대학때 친구들이랑 해외여행이다뭐다 또 여름엔 피서지로 겨울엔 스키장으로..
참 많이도 뺄뺄거리고 다녔는데...
그때마다 엄마 아빠 맘이 어떠셨을지!~~~

오늘은 박서방이랑 오랜만에 함께 단둘이 근사한 저녁먹고 영화보기로 했어요.
엊그제 셀렌디온공연보고나서 부쩍 박서방이 저녁에 자주 이런 시간을 갖자고 하네.
아마 박서방도 사업하면서 정서적으로 많이 메말라 있었던 자기자신에 반성이 들었나봐요.
얼마나 갈진 모르지만 일단은 영화고 공연이고 뭐든 시간이 허락되는 한 많이 보러 다니자고 ....
우리도 많이 늙었나봐요.
스무살 청춘에 만나 이렇게 서로가 늙어가는 모습을 매일 접하며 살고있으니...

아버지! 날씨 넘 좋다.
우리 아버진 지금쯤 어디서 뭘하며 계실까??
이런날 아버지한테 슝~~=3=3=3 하고 달려가고싶은맘 간절하건만 이놈의 동네 면허!~~
그저 강남바닥에서만 그것도 아이들 학교랑 학원만 왔다갔다하는 신세다 보니...
늘 그림의 떡이에요.

아버지!~~
아버질 보내던 그날만큼의 암담함은 이제 많이 퇴색되었지만 그래도 아버질 그리워하는 맘은 언제나 변함없다는거 기억하세요.
많은시간 잊고 살고 잊은듯 그렇게 숨쉬고 있다는걸 부정할순없지만 내 가슴속에 영원히 함께 하고 있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은 한결 같다는거 아시죠??
아이들도 없는 텅빈 집에서 넘 오랜만에 이렇게 아버지에게 사연을 띄웁니다.

항상 행복하시고 편안히 계세요.
그럼 또 시간 내서 들를께요.아버지 사랑합니다.영원히!~~~~

염치없는 못난딸이 어느 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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