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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아부지! 햇살이 너무 맑아요.
받는이 : 아부지
작성자 : 혜정 2008-05-11
아부지. 봄이라고 날씨가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이 좋은 날씨에 아부지랑 꽃구경 다니면 좋으련만 무에 그리 급히 가셨나 원망도 해봅니다.

하지만 아부지 계신 그곳은 더 아름답겠지, 하며 위안 삼습니다. 어제 청아의 하늘은 맑고 바람결도 좋았습니다. 아부지가 저희들을 마중 나오신 거려니, 하고 또 위안했답니다.
청아에 가는 차 안에서는 성빈이의 일기(국보감이랍니다)를 혜남이가 낭송하고 우리는 연신 감탄사를 연발했어요. 그 애의 글을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해요.
다녀오는 길, 막국수와 동동주도 맛있었지만, 어딜가나, 울아부지 이거 좋아하는데, 하는 마음이 따라다닌답니다.

지난주에는 엄마랑 헤련이네 혜남이네와 제주도 다녀왔어요. 제작년 강원도 갔을 때 '이 좋은 날 잠이 오냐'시던 아부지 말씀을 가는곳마다 생각했지요. 그때는 정말 그게 아부지와의 마지막 여행이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는데 말이지요. 시간을 붙잡아둘 수 없으니, 엄마와라도 여행을 자주 다니려고요. 아부지 못 누리고 가신 거 엄마라도 실컷 누리시라고 아부지가 지켜주세요.

낼은 석가탄일이고, 민철이네와 엄마가 절에 다녀오면서 아부지 찾아뵐 거예요. 민지랑 민서는 그동안 더 많이 컸답니다. 민지는 더 예뻐지고, 민서는 더 개구쟁이가 되어가고 있어요. 자주 못 봐서 눈에 아른거리지요. 중딩들은 어여쁜 숙녀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매력만땅이예요. 진아는 물론, 지영이까지 이번 시험에 선전을 해서 얼마나 든든한지 모른답니다. 수빈이는 마음씀이 깊어지고, 성빈이는 나날이 스타가 되어가고 있답니다. 아부지가 보시면 또 눈물을 흘리셨을 거예요. 장한 우리 조카들입니다. 저는 요즘 그 애들 바라보는 재미에 살고 있어요.

아부지! 날씨가 좋으면 좋은대로 비가오나 바람이 불면 또 그런대로 아부지가 그립습니다. 딱 한번만이라도 다시 뵙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답니다. 그래도 늘 우리 곁에 계신다는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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