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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난 어찌하면 좋으냐...승엽아...
받는이 : 하승엽
작성자 : 현우 2003-08-02
우리나이 22살.. 그중에 내가 한국에 산게 18년이다..

너와 내가 만난게.. 아마 4살 때였더라고 들었다..

유아원, 유치원,초둥학교,중학교,고등학교를 거쳐 지금 까지... 난 너와 너무나도 많은 것을 함꼐해왔고, 또 보아왔고, 느껴왔다.

중학교 이후 다른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좀처럼 만나긴 힘들었지만, 꾸준히 연락하며 서로의 우정을 다져왔었다..

근데.. 바쁜 와중에도 한달에 한두번씩이라도.. 꼭 연락하던 너와 나였는데... 한달만에..꼭 한달만에..이런 청천벽력과도 같은 연락을 해오고..

회사에서 일하다가.. 너의 소식을 듣고 정말.. 그곳이 사무실이란것도 잊은채.. 정말 하염없이 울었다... 어디냐가 중요하냐.. 나에게 있어서.. 너란 존재는..너란 친구는.. 정말.. 소중했었는데.. 무엇보다도..

중학교때고.. 고둥학교때고..학교에서 설문 조사 같은게 나와서.."가장 친한친구를 쓰시오." 할때.. 나는 망설임 없이 너의 이름을 제일 처음에 적곤 했다...

사춘기 시절때 부터 지금까지.. 차마 부모님에게 조차 말하기 힘들었던 문제를.. 난 너에게 물어 보았고.. 너의 그 작지만 큰 조언이 나에게는 내가 살아갈 방법을 정하는 하나의 중심축이었다..

이번에.. 너의 상을 치르면서.. 내가 너에게 느낀, 지금까지 너와의 관계를 생각해서.. 상주도 내가 하고 싶었고.. 마지막 가는길도 내손으로 바래다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질 못했다.. 그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나조차도.. 주체할 수 없었다..내가 그 일을 했다가는.. 내 역심만 앞서.. 네가 가늘길에.. 훼방을 놓게 될것만 같았다..

어떤 선택을 해도 후회했을것 같다... 지금에 와서.. 내 손으로 직접 너를 배웅하지 못한 아쉬움이 너무나도 크다...

이렇게 가면.. 나는 어찌하냐... 여지껏 너와 나.. 서로가 나누었던 고민들.. 이제 나혼자 삮이며 가야겠구나..

승엽아.. 누구도 내맘을 모를거다.. 너네 어머니시라면 아실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가는 너의 길을.. 그저 뒤에서만 지켜봐야했던 나의 서러움을..
나의 기분을.. 나의 미안함을... 그리고.. 너를 잃은 슬픔을..

너무 많은 감정이 교차한다... 너를 잃은 슬픔..허무...허탈감... 너에 대한 사람들에 무관심에서 나오는, 그리고 이 편지로는 내 감정을 전달할수 없다는 사실에 대한 분노..

승엽아.. 잘가라.. 내 너무.. 서러워서 더이상 글을 이어가기도 힘들구나..

종종 편지 쓰마.. 그곳에서 있으면서 나란 인간도 네 친구였다는 사실을 못 잊게..
이 세상 어떻게 돌아가는지 너 궁금하지 않게..


누구보다도 너를 사랑했고 사랑했던 친구 현우가..

P.S.

귀천(歸天)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이 좋은세상 두고 돌아가서도.. 그 곳에서 정말 잘 살아라.. 나도 돌아가게되면.. 거기서 제일 먼저 너를 찾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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