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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여보, 이젠 어떻게 해야 해요?
받는이 : 내사랑나의우주
작성자 : 당신의아내 2004-09-16
여보!

내 사랑 나의 우주!
여보!

요즈음 당신 아들 부쩍 당신을 찾는답니다.
여름 다 가도록 아빠 소리를 별로 하지 않더니 요즈음은 날마나 아빠를 찾네요.

그저껜 그랬어요.
"어린이집에서 그러는데 엄마 전화가 미국까지 간대요. 미국에도 전화를 할 수 있대요. 엄마 아빠 한데 전화를 해보자요!"

아, 가슴이 무너져 내렸어요.
이제 당신의 부재를 그 어린 것에게 알려야 하나요?
아빠까 너무 보고프대요. 아빠가 빨라 왔으면 좋겠대요. 그저껜 그냥 그냥 넘겼는데

어제 저녁엔 기어이 눈물을 글썽이네요.
"엄마 아빠는 나한데 간다는 말도 안하고 미국에 가버렸어요?"
"아빠는 그렇게 바빴어요?"

"아빠는 내가 기린반이 되고 나서 갑자기 간다는 말도 안하고 가버렸어요. 그리고 한달이 지났는데 아직도 안 와요."

"엄마 아빠한데 빨리 전화 해보자요. 빨리 전화해보자요"

녀석이 나를 잡아 당깁니다.
이때 뭐라고 해야 하나요? 뭐라고 하나요??

"빨리 자자. 늦었어요. 내일 아침에 또 못 일어날 거야. 아빠는 나중에 오실거야."
"아빠가 보고 싶어서 눈물이 나서 잘 수가 없어요."
녀석의 목소리가 젖어 있고 눈물까지 글썽이네요.
"얼른 자자."

"아빠는 미국 어디에 있어요?"
"큰 아빠 있는 시카고에 있어. "

"아빠는 어디서 자요?"
"큰 아빠 집에서 같이 자지."

"아빠는 거기서 뭘 하고있어요?"
"큰 아빠 회사에서 큰 아빠랑 같이 일을 하고 있지."

"아빠는 만원짜리 잔뜩 벌어서 오나요? 우리가 부자되게요?"
"그래 그래. "
"아빠는 만원짜리를 소파만큼 많이 가지고 오나요?"
"그럼."
"아빠는 만원짜리 아파트만큼 가지고 오실까요?"
"그래 아파트보다 더 많이 가지고 오실거야."

"그럼 우리 멋진 집을 사자요. 정원이 있는 커다란 집을요."
"그래 그래. 아빠 오시면..."

"엄마, 그런데 아빠가 보고싶어요. 아빠가 왜 이렇게 안 오시죠?"

"엄마 나는 비행길를 타고 싶어요."

"...... 들어가서 자자. 자자고......"

여보!
내 아픔만일 때는 그래도 참을 수 있었는데
이제 당신 아들 느끼는 이 아픔은 내 어떻게 감당할지...

눈물이 앞을 가리고 가슴이 미어집니다.
우리 둘 어찌 살라고 이 적막한 세상에 외롭게 남겨 두고 당신 그리 가셨단 말이예요.

이 글을 쓰는 동안 나는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고통을 느낍니다.
불쌍한 우리 아들!
이 어린 것이 무슨 잘못 있어 이 아픔을 감당해야 하는지.

언제쯤 ~ 언제쯤~
녀석이 하늘 무너지는 아픔을 감당해야겠지요.
그 빈가슴을 일생 안고 살아야 하겠지요.

당신이 너무 미워요.
정말 미워요.

미워도 당신은 내 사랑이고 당신은 나의 우주!
불쌍한 당신!
그리 사랑했던 아들 두고 떠나야 하다니!

여보!
다음 세상에 우리 기어이 만나
화목하고 즐거운 가정 꼭 만들어 보자구요.
차마 가슴이 아파 더는 쓸 수가 없네요.
다음에 또 쓸게요.

여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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