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보, 미안해요.
- 받는이 : 내사랑나의우주
- 작성자 : 당신의아내 2005-04-22
여보!
정말 오랫만에 씁니다.
당신 기일 지나고... 한참이나 되었네요.
미안해요.
얼마나 울어야 할까, 가슴 미어질까
두려워 차마 글을 쓸 수가 없었어요.
아프지 않은 양 살려고 애를 쓰지만 아무리 애써도
내 안에는 아픔이 강물처럼 흐르고
그 아픔에 언제나 목이 메여옵니다.
참으로 좋은 사람,
참으로 선하던 당신
그리도 순박하더니...
당신 처음 만났을 때 그 감격이란,
인간의 때가 묻지 않은 천상의 사람인 듯한 감격이었는데...
아, 세상에는 이리도 아름다운 사람이 있구나 싶더니...
이젠 생과 사를 달리 한 사람이 되어 영영 만날 길 없는 아픔...
그 아픔이 화인이 되어
내 안에 상처 산처럼 돌처럼 굳어져 갑니다.
여보!
나는 자꾸만 용기가 없어지고 작아지고 움츠려 드는데...
당신 주신 귀한 선물!
우리 귀한 아들 잘 길러
내야 하는데 왜 이리 용기 없어지는지...
지난 겨울 잘 견디었다 싶더니
새삼스레 모든 의욕이 사라지고 힘드네요.
당신 알아요?
지금 여기는 봄이야.
우리 아들 낳아서 기쁨 가득 안고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바로 그쯤되는 시점이죠.
그때 마당 가득히 피어어있던 진달래들은
다시 피어 그 소중했던 기억을 일깨우는데,
꽃빛은 다시 환하고 아름다운데
함께 기뻐할 당신은 이제 없네요.
이때 피는 진달래가 내겐 얼마나 감동인지 모르죠.
아들 안고 병원에서 집으로 와서
환히 핀 진달래들을 보았을 때
온 세상과 계절과 만물이
때맞쳐 당신과 나와 우리아들을 축복해 주는
듯 벅찼고 아름다웠고 감격이지요.
이 봄꽃들을 배경으로 하여
우리 아들 첫 사진을 찍던 그 설레던 시간들...
세상에 내가 제일 행복한 사람인 듯 하더니...
피는 꽃들은
언제나 그때 그 벅찬 감격을 일깨워주는 눈부신 생명입니다.
비 내린 아침.
분홍 꽃잎 분분히 흩어져 아름다운 마당에
맑은 아침 햇살 눈부셔 오는 날에
나는 서럽도록 슬퍼집니다.
당신 떠나고 그 모든 것이 아픔입니다.
햇살 환하면 환해서 소외되고
비 내리면 비 내려서 아픔되고
하늘 흐리면 하늘 흐려서 또 마음 흐려지고...
어둠 들면 어두워서,
낙엽 지면 낙엽 져서
겨울 들면 겨울이어서,
봄 되어
초록이 피고 꽃잎 열어 햇살 투명한 날엔
그 아픔 강물이 되고 바다가 됩니다.
언제나 이 아픔 덤덤하게 거두고 건강하고 또 건강한 마음으로 씩씩하게 우리 아들 키울지...
여보, 당신은 아무 것도 아픔도 슬픔도 모르니 좋겠어.
나는 어린 아들 데리고 홀로 아프고 또 아프다.
그저껜 아들을 잃어버린 줄 알고 얼마나 혼비백산 했던지,
아파트를 다 찾아 헤메다가 집에 왔더니 녀석이 친구집에 갔다가 와 있었어.
녀석을 보는 순간 울음이 터져 나왔지.
엄마가 울자 무슨 영문인 줄도 모르고 같이 울먹이다가
상황을 알고 미안하면서 나를 달랜다고 하는 한마디.
"엄마 지난 일은 지난 거에요. 잊으세요. 이젠 기쁜 생각만 하세요."
녀석의 말에 얼마나 가슴이 찌르르 하던지...
아픈 일들 다 잊고서 녀석이랑 기쁜 생각만
하고 살아 가야지 다시 다짐해 봅니다.
그 다짐이 얼마나 갈지 알 수 없지만
때때로 새로운 다짐하지 않음보단
나를 더 잘 추스릴 수 있겠지요.
기특한 녀석. 엄마 생각은 끔찍히도 한답니다.
당신 걱정도 얼마나 하는지요.
아빠가 담배를 끊으셨는지
아빠가 건강한지 정말로 궁금하대요.
아빠가 잠은 어디에서 자는지 걱정이 된대요.
당신 건강한가요?
그 아름답던 당신 영혼 어디서 잠자고 계시나요?
당신 사랑하는 사람 그리울 땐 어떻게 하나요?
당신 계시면 때때로 녀석에게서 얼마나 큰 위안 얻도 기쁨 얻을텐데...
커가는 우리 아들 그 대견함,기특함을
나누고 사랑해 줄 당신 없으니 가슴 아파집니다.
여보, 내 사랑 나의 우주!
당신 가신 지 일년이 넘었지만
당신 물건 어느 것도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당신 속옷 하나도 정리하지 못했어요.
그 옷 보면 금방이라도 당신 집으로 와서
그 옷 갈아입고자 할 것같아 정리를 못합니다.
그 옷들이 꼭 주인을 찾을 것만 같아서...
옷걸이 놓인 당신 옷 보고
그 옷 입고 있는 당신 모습 때로 상상해 봅니다.
정말 당신 말대로 옷걸이가 좋아서
어떤 옷이든 입어 우아해지던 당신이었는데...
그 훤한 얼굴 그려집니다.
그것마저 치우면 내 가슴 너무 빌 것 같아
차마 치우지 못합니다.
어느날 단 하루라도 당신 내 곁에 찾아와서
그 간의 나의 설움과 아픔을 당신 가슴에 기대어 한번 울어보았으면...
내 안에 멍울들이 풀어질 것 같은데...
아픈 멍울이 커져만 갑니다.
마음과 몸이 모두 건강하여 우리 아들 잘 키워야 하는데...
여보, 도와 주세요!
백번 용기낼 수 있도록, 건강한 엄마되어 아들 잘 키울 수 있도록...
기일에 가족들 함께 당신께 다녀갔지만...
당신은 아무것도 알 수 없죠.
당신 지극히 좋아하던 친구 몇사람들도 다녀 갔구요.
여보! 가슴이 너무 아파 더는 쓰지 못합니다. 눈물 거두고 다른 날에 다시 쓸게요.
잘 있어요, 사랑해요!
정말 오랫만에 씁니다.
당신 기일 지나고... 한참이나 되었네요.
미안해요.
얼마나 울어야 할까, 가슴 미어질까
두려워 차마 글을 쓸 수가 없었어요.
아프지 않은 양 살려고 애를 쓰지만 아무리 애써도
내 안에는 아픔이 강물처럼 흐르고
그 아픔에 언제나 목이 메여옵니다.
참으로 좋은 사람,
참으로 선하던 당신
그리도 순박하더니...
당신 처음 만났을 때 그 감격이란,
인간의 때가 묻지 않은 천상의 사람인 듯한 감격이었는데...
아, 세상에는 이리도 아름다운 사람이 있구나 싶더니...
이젠 생과 사를 달리 한 사람이 되어 영영 만날 길 없는 아픔...
그 아픔이 화인이 되어
내 안에 상처 산처럼 돌처럼 굳어져 갑니다.
여보!
나는 자꾸만 용기가 없어지고 작아지고 움츠려 드는데...
당신 주신 귀한 선물!
우리 귀한 아들 잘 길러
내야 하는데 왜 이리 용기 없어지는지...
지난 겨울 잘 견디었다 싶더니
새삼스레 모든 의욕이 사라지고 힘드네요.
당신 알아요?
지금 여기는 봄이야.
우리 아들 낳아서 기쁨 가득 안고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바로 그쯤되는 시점이죠.
그때 마당 가득히 피어어있던 진달래들은
다시 피어 그 소중했던 기억을 일깨우는데,
꽃빛은 다시 환하고 아름다운데
함께 기뻐할 당신은 이제 없네요.
이때 피는 진달래가 내겐 얼마나 감동인지 모르죠.
아들 안고 병원에서 집으로 와서
환히 핀 진달래들을 보았을 때
온 세상과 계절과 만물이
때맞쳐 당신과 나와 우리아들을 축복해 주는
듯 벅찼고 아름다웠고 감격이지요.
이 봄꽃들을 배경으로 하여
우리 아들 첫 사진을 찍던 그 설레던 시간들...
세상에 내가 제일 행복한 사람인 듯 하더니...
피는 꽃들은
언제나 그때 그 벅찬 감격을 일깨워주는 눈부신 생명입니다.
비 내린 아침.
분홍 꽃잎 분분히 흩어져 아름다운 마당에
맑은 아침 햇살 눈부셔 오는 날에
나는 서럽도록 슬퍼집니다.
당신 떠나고 그 모든 것이 아픔입니다.
햇살 환하면 환해서 소외되고
비 내리면 비 내려서 아픔되고
하늘 흐리면 하늘 흐려서 또 마음 흐려지고...
어둠 들면 어두워서,
낙엽 지면 낙엽 져서
겨울 들면 겨울이어서,
봄 되어
초록이 피고 꽃잎 열어 햇살 투명한 날엔
그 아픔 강물이 되고 바다가 됩니다.
언제나 이 아픔 덤덤하게 거두고 건강하고 또 건강한 마음으로 씩씩하게 우리 아들 키울지...
여보, 당신은 아무 것도 아픔도 슬픔도 모르니 좋겠어.
나는 어린 아들 데리고 홀로 아프고 또 아프다.
그저껜 아들을 잃어버린 줄 알고 얼마나 혼비백산 했던지,
아파트를 다 찾아 헤메다가 집에 왔더니 녀석이 친구집에 갔다가 와 있었어.
녀석을 보는 순간 울음이 터져 나왔지.
엄마가 울자 무슨 영문인 줄도 모르고 같이 울먹이다가
상황을 알고 미안하면서 나를 달랜다고 하는 한마디.
"엄마 지난 일은 지난 거에요. 잊으세요. 이젠 기쁜 생각만 하세요."
녀석의 말에 얼마나 가슴이 찌르르 하던지...
아픈 일들 다 잊고서 녀석이랑 기쁜 생각만
하고 살아 가야지 다시 다짐해 봅니다.
그 다짐이 얼마나 갈지 알 수 없지만
때때로 새로운 다짐하지 않음보단
나를 더 잘 추스릴 수 있겠지요.
기특한 녀석. 엄마 생각은 끔찍히도 한답니다.
당신 걱정도 얼마나 하는지요.
아빠가 담배를 끊으셨는지
아빠가 건강한지 정말로 궁금하대요.
아빠가 잠은 어디에서 자는지 걱정이 된대요.
당신 건강한가요?
그 아름답던 당신 영혼 어디서 잠자고 계시나요?
당신 사랑하는 사람 그리울 땐 어떻게 하나요?
당신 계시면 때때로 녀석에게서 얼마나 큰 위안 얻도 기쁨 얻을텐데...
커가는 우리 아들 그 대견함,기특함을
나누고 사랑해 줄 당신 없으니 가슴 아파집니다.
여보, 내 사랑 나의 우주!
당신 가신 지 일년이 넘었지만
당신 물건 어느 것도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당신 속옷 하나도 정리하지 못했어요.
그 옷 보면 금방이라도 당신 집으로 와서
그 옷 갈아입고자 할 것같아 정리를 못합니다.
그 옷들이 꼭 주인을 찾을 것만 같아서...
옷걸이 놓인 당신 옷 보고
그 옷 입고 있는 당신 모습 때로 상상해 봅니다.
정말 당신 말대로 옷걸이가 좋아서
어떤 옷이든 입어 우아해지던 당신이었는데...
그 훤한 얼굴 그려집니다.
그것마저 치우면 내 가슴 너무 빌 것 같아
차마 치우지 못합니다.
어느날 단 하루라도 당신 내 곁에 찾아와서
그 간의 나의 설움과 아픔을 당신 가슴에 기대어 한번 울어보았으면...
내 안에 멍울들이 풀어질 것 같은데...
아픈 멍울이 커져만 갑니다.
마음과 몸이 모두 건강하여 우리 아들 잘 키워야 하는데...
여보, 도와 주세요!
백번 용기낼 수 있도록, 건강한 엄마되어 아들 잘 키울 수 있도록...
기일에 가족들 함께 당신께 다녀갔지만...
당신은 아무것도 알 수 없죠.
당신 지극히 좋아하던 친구 몇사람들도 다녀 갔구요.
여보! 가슴이 너무 아파 더는 쓰지 못합니다. 눈물 거두고 다른 날에 다시 쓸게요.
잘 있어요,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