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로보내는편지
  • 하늘톡(모바일 SMS)
  • 유가족 블로그
  • 관리비
  • 게시판
  • 유가족준수사항

유가족광장하늘로보내는편지

하늘로보내는편지

여보! 우리 아들 당신 보고싶대요.
받는이 : 내사랑나의우주
작성자 : 당신의아내 2005-07-15
여보!


내 사랑 나의 우주!

여보 어디에 있나요?
어디에 있어서 당신은 올 수가 없나요?
그 아름답던 육체 그 순박하던 마음들 다 벗어
두고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당신은 내 안에 너무 아리게 자리한 빛 푸른 보석!
푸른 빛 투명하게 쏟아내어 그 투명한 빛에 때론 시리도록 아프지만 그 빛 너무 아름다운 보석입니다.
당신으로 해서 내 가슴 다 헤어지고
아프고 아프고 다시 아파도 당신은 나의 보석입니다.

우리 처음 만나던 그 해 여름.
여름 방학을 맞아서 우리는 마치 고삐풀린 망아지 마냥 즐거워했었죠.
울진에서는 그 비오는 중에 열흘씩이나 텐트를 치고 수영하고 조개잡고...
산책로 호수가를 거닐고...

시원한 바람을 좇아 월송정 마루에 누워서 마치 바람 위에 누은 듯 여유롭고 행복했었죠.
모기 쫓아가면서도 팔 벌려 누워서
월송정에 환히 뜬 달 올려다 보며
당신은 세상을 다 안은 듯 한 기분이 되어 있었죠,

나 역시 그랬었고.
바람과 하늘과 달과 벗하여 여유롭고 즐거웠던 일들...
당신 그리도 좋아하던 달과 바다와 바람들
한꺼번에 다 누린 여유로운 시간들이었죠.

그때 월송정 바다에 취해서
여름이고 겨울이고 방학이면 언제나 그곳을 내려갔었죠.

꿈만 같은 시간들이네요.

당신 그리도 좋아하던 바다.
이제 그 바다를 생각하면 나는 슬퍼집니다.

마지막 날쯤에는 내가 배탈이 나서 더는 버티지 못하고 돌아왔죠.
차도 없이 그 무거운 배낭 메고 버스 타고 다니면서도 마냥 좋았던 시간들...

이젠 눈물로 기억해야 하는 시간들 되었네요.
여름이면 우리 아들도 당신이랑 바다가에서
놀던 추억 때문에 당연히 바다로 수영가는 걸로 알고 있어요.

요즘 와서 당신 많이 그리는데...
아빠는 왜 이렇게 안 오시는 건지
언제쯤 올 수 있는 건지 묻는 목소리가 날마다 슬퍼 차마 가슴이 아립니다.

야속한 당신...
당신을 그리도 좋아하는 아들 두고,
당신도 그리도 아끼던 아들 두고
아들 귀해서 아들이 누는 똥을 두손으로 받아들고는 먹고 싶다던 당신이었는데...

어찌 그리 훌적 떠날 수 있는 것인지...

녀석이 내일 성경학교 행사로 1박2일 일죽으로 간대요.
엄마 혼자 두고 가는 것이 마음이 안 놓이나 봐요.

녀석이 그러네요.

"엄마 내일은 엄마랑 헤어지니까 뽀뽀 100번 하고 가야겠어요.
엄마! 나 올 때까지 혼자지만 잘 버틸 수 있어요? "
"잘 버틸 수 있냐고?"
"예, 엄마는 나 없으면 못 산다고 했잖아요."

어린 녀석이 엄마 혼자두고 가는 것이 마음에 걸렸나 봐요.
녀석의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어린 아이가 어찌 엄마 생각하는 것이 이리 기특하고 대견할까 싶어서요.

그리고 새삼 당신이 내 곁에 없구나 생각되었어요.
정 많은 것은 당신을 어찌 그리도 쏙 빼어 닮은 것인지...

예전에 나 야영 2박 3일 야영 갔다 왔을 때 생각나요?
그때 당신은 나 잡고 엉엉 울었죠.
보고 싶었다고...
물론 장난기도 상당히 있었지만 당신 정말 나 너무 반가워 했었죠.

"응, 우리 아들이 거기서도 엄마 계속 사랑하고 있을 테니까
그 마음 엄마 한데 전달되니까 버틸 수 있지."

"엄마 좀 슬프다요."
"엄마도 좀 그러네.
하지만 거기 가서 놀 것 생각하니까 신나지?"
"예."

그래도 걱정인지 다시 잠자리에 들면서 재차 확인하네요.

"거기 있는 나 생각하면 엄마 웃을 수 있죠? 웃을 거죠?"
"그러엄."

"나도 엄마 생각하며 웃을 수 있을 거에요."
"그래, 웃지. 웃을 수 있어. 걱정 마. 너도 신나게 놀고 와. "

"엄마 하지만 좀 슬프다요."
"괜찮아. 사랑하는 사람들은 헤어졌다 만나면 더 반가운 거야.그리고 더 사랑하게 되고."

"맞아요. 아빠도...
...그런데 아빠는 왜 안오시죠?
언제 오시는 거예요?...
정말 보고싶다요."...

... 녀석의 생각이 당신에게로 연결될 줄 몰랐네요.
내가 당신 생각들 때 녀석이 함께 당신 생각이 든 것인지...

좀전에 엄마의 눈물을 자극하더니 기어이 다시 눈물을 쏟게 하네요.

이렇게 예쁘게 커가는 당신 아들이
날마다 당신 보고파하는데...
도대체 그 아름답던 당신 영혼은 어디에 있나요?

보는 사람마다 우리 아들 똑똑하다,
말하는 것이 예쁘다, 예의바르다, 잘 키웠다 칭찬해요.
당신 아들 정말 너무도 바르고 맑고 씩씩하고 예쁘게 잘 자라고 있어요.

백사람의 칭찬보다 당신 한마디가 당신 아들 가슴 더 벅차게 할텐데...
가장 기뻐하고, 그 녀석이 가장 기쁨 가질
당신 칭찬 들을 수 없네요.
생각하면 뻥 뚫린 가슴 시린 바람 지나갑니다.

당신 있으면 당신 아들 얼마나 감탄할 텐데요.
당신 가실 때 모습하고는 비교도 안될 만큼 많이 컸어요.
당신 당신 아들 보면 놀랄 거예요.
생각도 얼마나 여물어졌는지...
어떤 땐 나보다 판단을 더 잘하는 때도 있어요.

우리 아들 6학년 수학 문제까지 도전해서 풀어내는
신통이라는 것 당신 알아요?
내가 생각해도 너무 키특하고 대견함이 새삼스러워요.
그런 아들 당신 직접 보았으면 얼마나 힘나고 신날텐데.
당신 닮아...귀한 우리 아들.

정말 잘 키워내리라 날마다 다짐합니다.
학교 다니면서 혼자 키우다 보니 어려울 때가 정말 많아요.
특히나 아파서 어린이 집에 보낼 수 없을 땐... 정말 절박해요.

당신도 알다시피 우리 곁엔 도움을 줄 그 누구도 없잖아요.
아픈 녀석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어린이집에 보내야만 할 때는 또 얼마나 가슴 아픈지요.

당신 있을 땐 당신 도움 너무 커서
난 정말 아무 어려움 없이 지냈었는데...

여보! 보고 싶어요.

당신 함께 할 때 정말 잘 해 줄 것을...
돌아보면 당신 서운케 했던 일이 왜 그리 많은지...

더 정성으로 당신 대하지 못한 것 후회하고 또 후회합니다.
당신 더 많이 위로해 줄 것을..
당신 더 많이 아낄 것을...
당신에게 더 따뜻하게 해 줄 것을...

다시 당신 만난다면 정말 정말 잘 해 줄 수 있를 것 같은데...
당신의 쉼터가 되고
당신의 끝없는 위로와 사랑이 되어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여보!
머리카락을 뽑아서 짚신을 만든다는데...
당신을 위한 것 무엇이든 할 수 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네요.

보고 싶어요. 보고 싶어요.
이년 전 세월로 돌아가 당신 모습,
훤한 당신 모습 한번 기쁨으로 볼 수 있다면...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이 가슴 미어집니다.
내게도 이런 일이 생기고 그리고 진행이 되고 있어요.

나 아플까 봐 그리도 걱정하더니...
그리 훌쩍 가셨네요.

귀한 당신 아들 어떻게 키울까 조심스러워요.
당신이 좋은 판단, 현명한 판단 내리도록 도와 주세요.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지도,
제 재능을 꽃 피우는데 어미가 둔하지도 않도록
언제나 현명한 판단으로
우리 아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길을 이끌 수 있도록 나 도와 주세요.

당신 함께 있어서 같이 의논하고 같이 판단하고 같이 기뻐할 일인데.

여보! 사랑해요.

눈물이 아니고 당신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언제쯤일지...

아직도 내 가슴은 당신만 생각하면
슬픔이 강물처럼 출렁거려 눈물 만듭니다.

아! 내 사랑하는 사람이여!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조차도 빌어 줄 수 없는 이 지독한 슬픔을...

나는 슬프고 슬프고 또 슬픕니다.
등록된 자료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