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산 깊은 산속에 자리 잡은 산막사를
다녀왔어. 그대가 좋아하던 산이였잖아.
그대가 나 혼자서 가면 위험하다고 항상
귀에 딱지가 않도록 이야기 했는데,
그대가 보고싶어 그대에 말도 무시하고
다녀왔어. 그대가 늘 내 곁에서 보살펴 주고
지켜봐줄꺼라 생각하고 난 두려움도 없이
등산로를 따라 천천히 그대를 생각하며,
한발작 한발작 올라갔어.
비가 온 뒤라 그런지 계곡 물이 어찌나 맑고
시원하던지 가끔씩 나뭇잎 사이로 비추는
햇살로 인해 계곡물이 유리알처럼 반짝이었지.
그대가 없는 세상은 그대로인데 그대만
내 가슴속 깊이 깊이 묻혀 있구나
오고가는 등산객들도 뜸하더군.
어쩌다 한두명만 산에 오르고, 그대와 쉬어가던
곳에서 계곡물에 손도 씻고 넙적 바위에 신문
깔아 놓고 물도 마시고, 간식도 먹고, 땀도
식힐겸 앉아 있으려니 그리운 그대가 야속했어.
그래서 괜히 그대에게 하소연도 해보았지만
별 반응이 없더군.
나쁜 사람 이렇게 쉽게 갈꺼 왜그리 추억은
많이도 만들어 놨는지 차라리 미운 기억이라도
만들어 주었으면, 내 가슴이 덜 아파을까?
삼막사에 들러 칠성각 남,녀근석도 보고 칠성각
밖에서 그대 잘 되라고 염원도 힜어.
그대가 이곳에 들리면 꼭 칠성각에 들러 소원성취
빌었잖아. 그리고 물맛 좋기로 소문난 산막사
약수도 떠왔어. 그대가 있었음 얼마나 좋았을까?
시원한 감로수도 먹을 수 있었을텐데
진작에 좋은 물을 떠다주지 못한것이 못내
후회스럽군. 산새가 좋은 산막사를 오고 싶을때
찾아가봐 하늘 빛도 좋고 나무들도 푸르고
조금만 더 있으면 녹음방초가 되겠어.
그때 우리 거기서 만나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