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로보내는편지
  • 하늘톡(모바일 SMS)
  • 유가족 블로그
  • 관리비
  • 게시판
  • 유가족준수사항

유가족광장하늘로보내는편지

하늘로보내는편지

당신과 함께 걸었던 꽃길, 이젠 눈물로....
받는이 : 내사랑나의우주
작성자 : 당신의아내 2004-08-29
여보!

사랑하는 내 사람
너무나 보고싶어요.
당신 없는 이곳은 너무나 쓸쓸하고
당신 없는 이곳에서 나는 수시로 당신을 봅니다.

당신은 잘 차려 입은 양복에 싱그러운 미소를 띠고
빛나고 환한 얼굴로 어디에든 나타납니다.
금방이라도 물컹거리는 당신의 생기를 느낄 것 같고,
당신의 싱그러운 목소리를 들을 것 같고,
당신의 호탕한 웃음을 들을 것 같은데.

이제 당신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당신과 함께 했던
그 자리어디에도 당신은 없습니다.

여보.
교회에 다녀왔어요.
내 처지를 다 알아
내 초라한 모습이 너무나 투명하게 노출되어
때론 정말 피하고 싶은 곳이지만
당신과의 추억이 있었던 곳이기에,
그곳에 가면
가장 정갈한 마음으로 당신을 만나고 오기에
나는 거부할 수 없답니다.

오늘은 문득 우리가 결혼하던 그날을 생각했어
요.

하늘 맑고 공기 싱그러운 11월 첫째 토요일이었죠.
아, 교회에 들어섰을 때 그 꽃길이란!
생화로 뒤덮인 웨딩 길은
얼마나 눈부시게 아름답고 향기로운 길이었던지요.
단상에는 하얀 꽃들이 그렇게도 많이 무리지어 아름다운 꽃 동산을 이루고 있었죠.

나는 아직 어느 곳에서도
그토록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꽃들을 보지 못했어요.
그 꽃들의 한가운데
내 아름다운 사랑인 당신은 긴 꼬리 연미복을 입고
환한 얼굴빛으로 단상을 가득 채우고 서 있었지요.

그 꽃길을 걸어 들어갔을 때
내 사람 내사랑인 당신이
환한 미소로 나와 나를 맞아 내 손 잡아 주었지요.
나는 아직도 그때 그 감촉을 느끼고 있는데.
그때의 향기를 느끼고 있는데.
그때의 가슴 벅찼던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데....

구름 위를 걷는가 싶었고 여기가 천상인가 싶었는데...
내가 꽃인지 꽃이 나인지
분간도 못할 아름다운 흥분이 온몸을 뒤덮어 내 영혼이 꽃이 된 듯하더니...

당신과 나는 이제 생과 사를 달리한 사람이 되어
나는 오로지 추억 속에서만
당신을 그려야 합니다.

백년 해로하리라 굳게 약속한
당신은 이제 영영 내 곁을 떠나고...

아! 이 고통과 그리움의 순간에
당신 어여삐 나타나 다시 한 번 나의 손을 잡아 준다면!

당신의 싱그러운 미소는
날이 갈수록 더한 모습으로 내게 오고 있어요.
내 당신 향한 진한 그리움과 아픔을 지녔기에
당신의 모습은 더욱 싱그럽고 빛나고 환한 모습이 되어....

아. 당신 한번 볼 수 있다면!
당신과 함께 나란히 걸어 교회를 갈 수 있다면!
당신과 나의 결혼을 아름답게 추억하며
우리의 결혼기념일의 의미를
우리 둘이서 함께 새겨볼 수 있다면!

작은 촛불 밝혀
그 촛불에 당신과 내 얼굴을 비춰
일렁이는 촛불에
우리 사랑 파도처럼 일렁임을 느낄 수 있다면!

모든 것은 산산히 부서진 꿈
하지만 당신과의 아름다운 추억 있었기에
그리고 당신이 내게 남긴 아름다운 선물
우리 아들 있길래 나는 오늘도 살아갑니다.

아프지만 아름다운 삶을 만들려 노력합니다. 내 노력을 읽고 내게 도움 주세요.

내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을 영원히 사랑합니다.
전보다 더욱 당신을 사랑합니다.

내 당신 향한 사랑을
아들에게 쏟으며 살아 갈 것입니다.

여보, 힘주세요.

여보!
다음에 만나요.
다음에 만나면
우리가 못다한 사랑 원없이 사랑해내어요.

여보 사랑해요.
나는 오늘도 당신이 그리워요.
다음에 또 쓸게요.
등록된 자료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