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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보름달 보니
받는이 : 천상의 아내에게
작성자 : 이재호 2006-02-11
여보
내일이 정월 대보름
하루 전날 보는 보름달이 사실 더 둥글어 보이네

보름달같이 둥글던 당신 모습
저 달 보니 더 생각나네

이제 그만 편지쓸려했는 데
이제는 잊으려 했는 데
잊는다고 잊혀지리오 마는
그래도 잊으려 했는데

저놈의 보름달이 뭐길래
아무 감정도 없는 당신앞에서
내 감정에 사로잡혀
사랑하느니 그리웁니 시린 가슴이 어떠느니......
그런 넋두리 않으려 했는 데
그저 무념무상으로 당신 제사나 챙겨주고
그저 오래되었다 싶음 청아공원이나 한번 들려보고
그리 살려 했는데
또 컴퓨터앞에 앉아 당신한테 주저리 주저리 청승이네

이해해라
인간이란 부부든 친구든 상대 아쉬울 땐 별 관심없다가도
지 아쉬울 땐 감상에 젖고 궁상떠는 존재거든

요즘 문득 남자란 존재 참 필요없다 싶다
일년이 다 되도록 당신한테 음식하나 차려 주지 못했는데
이제 곧 당신 일주기인데 뭐 음식을 만들 줄 알아야지
하여 주문해서 하는 수 밖에......
참 복도 없는 여인네야 그럼 딸이라도 하나 낳아주고 가든지..............
그래서 옛부터 여자보다 남자가 먼저 죽어야 된다 그랬나 보다

그래 이런 소리하면 뭐하냐
그저 내가 나한테 하는 소린 걸

그 예전 시월의 마지막 밤
같이 보던 그 보름달 생각하듯
오늘 내일 저 달이 당신인양 생각하고
술 한잔 기울이며 그리 보내마
어스럼한 보름달 빛에
당신 생각하며 기울이는 술 한잔도 괜찬을 것 같으네

잘 지내라 아프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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