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 한잔의 핑계
- 받는이 : 심희숙
- 작성자 : 이재호 2006-02-21
날씨가 많이 포근해졌네
당신있는 그곳도 춥지 않아 좋겠다
당신 떠나기 전 작년 이 맘 때 무척이나 춥다
떠나던 날 너무 날이 좋았었는데....
심희숙이 남편한텐 술 많이 먹는다고 잔소리많이해도
다른 이들에겐 참 잘했던 것 같았는 데 그래서 날씨도 너무 좋았던 것 같고
당신 첫 제사는 지난 15일 지냈고
오는 27일 양력으로 1주기네
나중 우리 애들 어느 날짜로 당신 기일 챙길지 모르겠지만
나 살아 있는 동안은 양력 음력 가릴 필요없이 둘 다 챙겨주고 싶네
음력 기일엔 당신 제사지내 주고
양력 기일땐 당신 안치해 둔 곳에 가고...
당신도 그게 좋지!
당신 첫 제사 챙겨주던 날
처형한테만 연락하고 나머진 연락도 않고
애들이랑 서울 동생이랑 넷이서 지냈다
(제수씨는 어머니 병세가 좋지 않아 못 내려오고)
제사 지내고
뭔가 조금 아쉽고
뭔가 조금 섭섭하고
뭔가 조금 부족한 것 같고
뭔가 조금 당신에게 화도 나고
하여
제사끝내고 동생 서울 올라가고
나 혼자서 요즘 마시지도 않는 술 한잔했다
음식은 만들지 못하니 주문했는 데
정성이 베인 것 같지도 않고
재료는 전부 수입산인 것 같고
그렇다고 직접 만들 사람 있는 것도 아니고
애들 아직 학생이라 며느리볼 때는 멀었고...
무슨 여편네가 지지리 복도 없어
음식하나 정성들여 챙겨주는 사람이 없나 싶기도 하고
집에 여자가 아무도 없으니
서울 동생이 밥이며 국이며 물이며
다 떠다 형수 잘 드시라고 갔다 나르고.....
다행히 설겆인 옆 통로 사는 주선이 가족이 내려와 도와줘 일찍 끝냈지만...
이러니 당신이 남자라도 화가 날 만 할거다
사람이 죽고 난 다음
슬퍼하고
애절해 하고
기일이나 특별한 날 챙기고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당신이 일찍 간 게
남은 우리들에게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과연 보람되고 참된 인생일까를
생각해 보게하는
가르침을 던져 준 것 같기도 하네
깨우쳐 본들 당신은 가고 없는 것을...
술 한잔하고 돌아오는 길에 하늘 한 번 쳐다 봤다
당신 보내고 어느 때 부턴가 하늘보는 것이 버릇처럼 되어버렸네
정월 대보름 사흘 지난 날이라
아직은 보름달 같은 둥근 달이
마치 당신 모습보는 것 같아
가슴 한켠에 묻어 둔 그리움을 더하게 하더구나
27일 1주기는 월요일이라
하루 당겨 26일 청아에 들를거야
다들 양력으로 알고 있어
그 날 청아로 오겠다는구나
우리 애들하고 나만 갈랬는 데 알고들 온다니
당신 손님 맞을 준비해
하늘에도 손님오면 음식상차리나?
그러면 양력엔 당신이 음식차려 우리 대접 좀해라
당신 제사상 직접 장만 못하다 보니 별 부탁 다하네
이래 저래 남자놈들 별 소용이 없네 그려
다음 세상 우리 다시 만나 부부연 맺으면
그 땐 딸만 한 열 쯤 낳자
미안해 여보
그리고 미안한 만큼 더 사랑해
잘 쉬어
청아갈 때 일년동안 쓴 편지 묶어 배달할께
당신있는 그곳도 춥지 않아 좋겠다
당신 떠나기 전 작년 이 맘 때 무척이나 춥다
떠나던 날 너무 날이 좋았었는데....
심희숙이 남편한텐 술 많이 먹는다고 잔소리많이해도
다른 이들에겐 참 잘했던 것 같았는 데 그래서 날씨도 너무 좋았던 것 같고
당신 첫 제사는 지난 15일 지냈고
오는 27일 양력으로 1주기네
나중 우리 애들 어느 날짜로 당신 기일 챙길지 모르겠지만
나 살아 있는 동안은 양력 음력 가릴 필요없이 둘 다 챙겨주고 싶네
음력 기일엔 당신 제사지내 주고
양력 기일땐 당신 안치해 둔 곳에 가고...
당신도 그게 좋지!
당신 첫 제사 챙겨주던 날
처형한테만 연락하고 나머진 연락도 않고
애들이랑 서울 동생이랑 넷이서 지냈다
(제수씨는 어머니 병세가 좋지 않아 못 내려오고)
제사 지내고
뭔가 조금 아쉽고
뭔가 조금 섭섭하고
뭔가 조금 부족한 것 같고
뭔가 조금 당신에게 화도 나고
하여
제사끝내고 동생 서울 올라가고
나 혼자서 요즘 마시지도 않는 술 한잔했다
음식은 만들지 못하니 주문했는 데
정성이 베인 것 같지도 않고
재료는 전부 수입산인 것 같고
그렇다고 직접 만들 사람 있는 것도 아니고
애들 아직 학생이라 며느리볼 때는 멀었고...
무슨 여편네가 지지리 복도 없어
음식하나 정성들여 챙겨주는 사람이 없나 싶기도 하고
집에 여자가 아무도 없으니
서울 동생이 밥이며 국이며 물이며
다 떠다 형수 잘 드시라고 갔다 나르고.....
다행히 설겆인 옆 통로 사는 주선이 가족이 내려와 도와줘 일찍 끝냈지만...
이러니 당신이 남자라도 화가 날 만 할거다
사람이 죽고 난 다음
슬퍼하고
애절해 하고
기일이나 특별한 날 챙기고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당신이 일찍 간 게
남은 우리들에게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과연 보람되고 참된 인생일까를
생각해 보게하는
가르침을 던져 준 것 같기도 하네
깨우쳐 본들 당신은 가고 없는 것을...
술 한잔하고 돌아오는 길에 하늘 한 번 쳐다 봤다
당신 보내고 어느 때 부턴가 하늘보는 것이 버릇처럼 되어버렸네
정월 대보름 사흘 지난 날이라
아직은 보름달 같은 둥근 달이
마치 당신 모습보는 것 같아
가슴 한켠에 묻어 둔 그리움을 더하게 하더구나
27일 1주기는 월요일이라
하루 당겨 26일 청아에 들를거야
다들 양력으로 알고 있어
그 날 청아로 오겠다는구나
우리 애들하고 나만 갈랬는 데 알고들 온다니
당신 손님 맞을 준비해
하늘에도 손님오면 음식상차리나?
그러면 양력엔 당신이 음식차려 우리 대접 좀해라
당신 제사상 직접 장만 못하다 보니 별 부탁 다하네
이래 저래 남자놈들 별 소용이 없네 그려
다음 세상 우리 다시 만나 부부연 맺으면
그 땐 딸만 한 열 쯤 낳자
미안해 여보
그리고 미안한 만큼 더 사랑해
잘 쉬어
청아갈 때 일년동안 쓴 편지 묶어 배달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