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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오늘같은 날
받는이 : 심희숙
작성자 : 이재호 2006-05-27
오늘은 하늘에 구멍이 뚫렸나 보다
아님 당신이 간만에 내 님이 보고 싶어 눈물 한번 진하게 흘렸나.......
여자가 울 때는 말리지 말랬는 데 그래서 오늘 그렇게 많은 비가 내렸나
왜 말리지 말랬냐고 그건 여자 스스로도 자기가 왜 운 지를 모른대!!!
맞는 말이지?

3개월 만에 청아에 들렀네 비가 촉촉히 내리던 걸
당신 있었음 파전에 막걸리 한잔 걸쭉하게.....
딱 어울리는 날인 데
이젠 그 곳에서도 이 곳으로 가끔 휴가도 좀 오고 그러지 와서 말동무도 좀 해주고
하느님이 안 보내주시나
아님 당신이 아직 신참이라 휴가가 멀었나
내가 하느님한테 짜웅한번 해 볼까 우리 이쁜 각시 휴가 좀 보내줍시사 하고..

오늘따라 당신 왜 싱거운 소리하고 있냐고 한마디 할 것 같은 데
진짜 내가 생각해도 싱거운 소리 같다만
제법 비다운 비오는 이 봄날에 당신한테나 싱거운 소리 하지 누구한테 하겠냐
찾아가도 당신 잘 왔다는 따스한 말 한마디 반겨주는 소리 한마디 없는 당신이니
더 싱거운 소리 나올 수 밖에
당신이 무심하다 못 해 섭섭할려 그러는 것이......

아니지 내가 무심한 것이겠지 꿈도 산 자의 꿈이거늘
내가 당신 생각하는 마음 사무치면 그게 꿈에라도 나타나는 것이거늘
내 마음이 사무치지 못하다 보니
당신가고 이때 껏 한 번도 당신 꿈 안 꾼 것이 모두가 나의 부족함의 소치인 것을
당신 탓 할 일이 아니지 미안하고 미안하다
아님 어쩜 이 생활을 즐기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밤 늦게 술먹고 들어 와도 당신 잔소리 안 들으니
그게 좋아 당신 생각하는 마음 약해진 건 아닌지...
심희숙! 그건 아니겠지 그지
그저 빈 집에 혼자 들어 와 처량하게 당신 생각 젖어있는 거보다
얼큰한 술 한잔 힘 빌어도 당신한테 싱거운 소리 한마디 더 하는 게 나으니까

어제 서울서 운동있어 휴가내어 올라 갔다 하루묵고
당신있는 청아들렀다 내려오는 데
정말 하늘에 구멍 뚫린 것처럼 쏟아지더구나 거기에다 천둥 번개까지..
그래서 내 그랬지 하늘에 오늘 잔치있나 아님 하늘도 데모하나 하고 말야

그저 당신있는 하늘은 항상 평화롭고 따스하고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는 데

여보
정말 하늘에 저 세상이 있는 걸까
아니겠지
모든 게 산 자들의 자기 합리화겠지

하늘에 저 세상없음 너무 허무하잖아
저 세상없이 우리가 죽어 그 모든 게 끝이라 생각하면
정말 살아있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이 너무 무의미하잖아
그러니 사람들이 저 세상이라도 만들어
그걸 믿고서라도
착하고 보람되고 의미있게 살려는 거겠지 그지
내 말이 맞는 거 같지 않냐
이럴 땐 나도 무슨 철학자된 거 같다

모처럼 시원한 비소리 벗삼아 정말 싱겁디 싱거운 소리 원없이 해봤다

내리는 비소리 자장가삼아 잘 자
사랑해! 여보
오늘 밤도 내 꿈 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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