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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광장하늘로보내는편지

하늘로보내는편지

여보 어머니 잘 모셔
받는이 : 심희숙
작성자 : 이재호 2006-09-07
여보!
어머니 지난 토요일 당신 곁으로 가셨는 데
마중 잘 했지

집 청소 잘 하고 예쁜 꽃 많이 꾸며놓고
어머니 좋아하시던 맛난 음식 많이 해놓고
잘 맞이했겠지

그리고 어머니도 청아로 모셨다
당신있는 옆 방으로 모셨으니
당신 조석으로 찾아 뵙고 어머니 외롭지 않게 잘 해드려
부탁할께

당신 알콩달콩 얘기도 잘 하잖아
어머니 심심치 않게
살아 생전 모녀지간같이
재미있게 지내
이 곳 걱정일랑 다 잊어버리고.....

그리고 여보
당신도 잘 있지
이제 제법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부네
아침저녁으론 한기가 느껴지는 걸 보니 완연한 가을인가 싶다

홀애비되어 두번째 가을
가을타는 남자가 이 가을을 또 어떻게 넘길지 걱정이다
또 카메라 가방 울러 메고 며칠 홀로 방랑되어 떠나 볼까 싶다

발길 닿는 대로
마음가는 대로
그러다 보면 서서히 당신 잊혀지겠지
당신 다시 만날 그 때까지 당신 잊고 살아지겠지

나도 이제 꽤 살았나 보다
정말 가장 사랑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는 걸 보니 말이다

인생이 뭔지 도대체 모르겠네

이번에 어머니 모시면서
삼십 여년 사시던 집도 같이 둘러 보고
또 청아가는 길에 어머니 처녀 적 사시던
우리 외가동네도 둘러보고 했는 데
외가집 집터도 없어지고 새 건물들.. 모르는 사람들..
모든 게 허무해지대
나이가 어느정도 들어서도 예전에 외가집가면
동네사람들 모두 알아보고 누구집 외손자 왔다고 반가와하고 그랬었는 데.....

인생 그 자체가 허무인가 꿈인가 싶네
그 어느 시인마냥 한 세상 잘 놀다가야 되는 데
그저 요즘은 허무밖에 안느껴진다

당신 사는 저 하늘엔 그런거 없지
행복
사랑
봄볕같은 따스함
그런거만 있지
그래서 당신 일찍 간거잖아

여보 사랑해
잘 지내라
아프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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