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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현진아빠,..
받는이 : 현진아빠
작성자 : 현진엄마 2006-10-15
날짜를 보니 이제 겨우 일주일 조금 지났는데
느끼기엔 한달쯤 전의 일처럼 아득하네..
공원에는 5일째 되는 날 친정, 시댁가족들과 가고
엊그제 큰고모와 큰고모친구 모시고 또 갔다왔는데
오늘 아침 또 무척 가고 싶었어..
내가 바라기엔 현진이와 단 둘이거나 아님 ..나 혼자 가고 싶거든
근데 그럴 기회가 좀처럼 없네..
고모가 부산에 안내려가시고 이렇게 같이 있으니 나 혼자 간달 수도 없고..
함께 있어 주시려는 마음은 고맙지만..사실 맘 한편은 혼자 좀 있고 싶어..
하긴 한 집에 있어도 나는 주로 컴터앞에 앉아있거나
당신이 누워 지내던 2층 침실에 혼자 서성이고 있는 경우가 많아..
고모는 사려깊은 분이시라 그럴때는 날 찾지않고 내버려 두셔
그래도 왠지 사람들앞에선 우는 모습 보이기 싫어서 아무도 집안에 없었으면.. 하는 맘이지만..
정작 아무도 없으면 더 서러울까봐 가시라고도 말 못하는 이상한 내 맘이야..


당신이 없으니 할 일이 너무나 많아
감나무에 열린 감도 따야 하고
당신이 키우던 화초들은 대부분 말라죽었지만
선인장 몇 개가 아직 살아있어서 더 추워지기전에 집안에 들여놓아야 하고
현진이 인감신고도 해야 하고..
현진이 제대하면 유학보낼 준비도 해야 하고...
이렇게 덩그러니 큰집에 혼자 살 수 없으니 집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할 일이 산더미인데 엄두가 안나서 암껏도 못하겠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어?
나 당신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인 거 잘 알자나..
세상물정 모른다고 당신에게 구박받던 내가
당신 없는 세상을 어떻게 살아 내라고 그렇게 맥놓고 가버려?
현진이 그 맘 여린 놈이 의지할 아빠없이 어떻게 살아 가라고
그렇게 무정하게 세상을 떠난거야?

워낙 가망없는 투병이었기에 의사에게 선고받은 이후로 열 달동안
나는 당신이 잠든 밤중에 혼자 깨어 울 거 이미 다 울어서 눈물이 마른 줄 알았는데..
내 눈물샘은 때와 장소를 가릴 줄도 모르고 내 의지와도 상관없는 것이
내 몸에 붙어있지만 내 것이 아닌 듯 해..

그만 울고 추스려야겠다..
고모가 눈치주네..
이래서... 혼자 있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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