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기억들
- 받는이 : 여보
- 작성자 : 혜영이 2006-10-16
어제 난 아침부터 당신 있는 곳에 가고 싶었지만
울아들 결혼전까지 책임져 주시겠다는 고모 눈치가 보여
비싼 기름값 들여가며 이틀전에 갔었는데 또 가겠다 소리도 못하고 있었어..
모처럼 쉬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집에 오겠다는 당신처제네식구들에게 묻어서
아침댓바람부터 가고싶었던 청아 공원에
오후에라도 갈 수 있게 되어서 맘이 좋았었어
고모는 오전녘에 어디론가 나가서 저녁 늦게야 작은 아빠와 함께 오셨는데
난 그모습을 보고 두분이 따로 공원에 가셨다 왔나 짐작했어..그런데..
집 파는 문제 땜에 나만 빼고 이웃집에 가서 의논하고 왔다지 뭐야..
그것도 조금은 서운했지만..그러나 곧 맘 바꿔서
그래 미망인이 집을 파는 의논자리에 낄 경황이 무어 그리 있을까..오라해도 갈 맘이 아니니 그렇다 쳤는데..
작은 아빠네 아들과 또 만나서 영화보고 저녁 먹고 들어오신거라네..
영화..집 파는 문제...그게 그렇게 급한걸까..
거기다 오늘아침에 들은 고모 말씀은 당신 생전에 나 빼고 의논했다는 이야기들...
믿어야 하겠지..
난 피가 통하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로 어쩔 수 없이 이 집안에서 외톨이가 된 기분이네..
살림을 줄여 이사가야하는 내처지는 나 스스로 아무렇지도 않아
단지 내가 두고가야 해서 슬픈 몇개의 에피소드와 당신의 흔적들..
당신이 두 개의 팔걸이에 머리 얹고 무릎아래다리 얹으면 딱 맞았던 카우치소파...
목욕탕에 남아있는 당신의 소지품들..
머리카락 한 올 안남은 민뒷머리와 야위어 뼈가 솟은 어깨의 뒷모습을 내게 보인 채 매달려
바깥을 하염없이 내다보던 그 침실의 창 가..
여보..그런 것들을 못 본 당신누나와 동생도 나름대로 다른 어떤 생생한 기억들이 문득문득 떠올라
나처럼 이렇게 가슴이 터지도록 슬픈거겠지..
그래서 남겨진 내가 아직 젊은것이 당신 형제들은 더 걱정되어 그런 말을 하는거겠지..이해해..
당신 이젠 편안히 있는데..
왜 나는 지난 아픈 기억들이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질 않고
더 가슴을 아프게 파고 드는지 모르겠어
당신 지금은 병도 없고 고통도 없고 슬픔도 없는 좋은 곳에 있는 것이 틀림없는데..
미안해..
남겨진 내 슬픔만 이야기해서..
이젠..안그럴게..
울아들 결혼전까지 책임져 주시겠다는 고모 눈치가 보여
비싼 기름값 들여가며 이틀전에 갔었는데 또 가겠다 소리도 못하고 있었어..
모처럼 쉬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집에 오겠다는 당신처제네식구들에게 묻어서
아침댓바람부터 가고싶었던 청아 공원에
오후에라도 갈 수 있게 되어서 맘이 좋았었어
고모는 오전녘에 어디론가 나가서 저녁 늦게야 작은 아빠와 함께 오셨는데
난 그모습을 보고 두분이 따로 공원에 가셨다 왔나 짐작했어..그런데..
집 파는 문제 땜에 나만 빼고 이웃집에 가서 의논하고 왔다지 뭐야..
그것도 조금은 서운했지만..그러나 곧 맘 바꿔서
그래 미망인이 집을 파는 의논자리에 낄 경황이 무어 그리 있을까..오라해도 갈 맘이 아니니 그렇다 쳤는데..
작은 아빠네 아들과 또 만나서 영화보고 저녁 먹고 들어오신거라네..
영화..집 파는 문제...그게 그렇게 급한걸까..
거기다 오늘아침에 들은 고모 말씀은 당신 생전에 나 빼고 의논했다는 이야기들...
믿어야 하겠지..
난 피가 통하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로 어쩔 수 없이 이 집안에서 외톨이가 된 기분이네..
살림을 줄여 이사가야하는 내처지는 나 스스로 아무렇지도 않아
단지 내가 두고가야 해서 슬픈 몇개의 에피소드와 당신의 흔적들..
당신이 두 개의 팔걸이에 머리 얹고 무릎아래다리 얹으면 딱 맞았던 카우치소파...
목욕탕에 남아있는 당신의 소지품들..
머리카락 한 올 안남은 민뒷머리와 야위어 뼈가 솟은 어깨의 뒷모습을 내게 보인 채 매달려
바깥을 하염없이 내다보던 그 침실의 창 가..
여보..그런 것들을 못 본 당신누나와 동생도 나름대로 다른 어떤 생생한 기억들이 문득문득 떠올라
나처럼 이렇게 가슴이 터지도록 슬픈거겠지..
그래서 남겨진 내가 아직 젊은것이 당신 형제들은 더 걱정되어 그런 말을 하는거겠지..이해해..
당신 이젠 편안히 있는데..
왜 나는 지난 아픈 기억들이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질 않고
더 가슴을 아프게 파고 드는지 모르겠어
당신 지금은 병도 없고 고통도 없고 슬픔도 없는 좋은 곳에 있는 것이 틀림없는데..
미안해..
남겨진 내 슬픔만 이야기해서..
이젠..안그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