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들이 다시 왔어요
- 받는이 : 여보..
- 작성자 : 혜영이 2006-10-17
당신 알지? 그 새 한쌍말야
이 도심 서울 한복판, 우리집 2층의 멧돌에 흐르는 물을 용케도 찾아 와서는
한 마리는 나무위에서 망보고
또 한 마리는 그 물에 목욕을 하던 새 한 쌍이
어제 다시 찾아왔어
당신이 계속 병원에 있느라
물길이 끊긴지 두달이나 지났는데도 잊지않고 또 왔더라구
올 초여름의 어느날인가 ..당신과 둘이서 새소리를 듣고 걔네들 발견하고는
발코니창가에서 새들이 하는 양을 신기한 눈으로 지켜보았었잖아요
부리로 물을 찍어 깃털을 정성들여 다듬고는 매초롬한 자태가 되어
포르르 하늘로 날아가던 새 두마리가 어찌나 예뻤던지
내가 그때 말했던 거..기억나지?
2년전에 돌아가신 어머님 아버님께서 당신 아프단 소식듣고 새가 되어 보러 오신거라구..
당신병을 낫게 해 주실거라구..
그때 당신이 진심어린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던 거 나는 기억해..
당신 그런 거 잘 안 믿는 냉철한 사람임을 잘 알기에..또 무슨 흰소리냐며 핀잔들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내말에 수긍하는 듯한 눈빛으로 듣고 있어서..나 그때도 가슴이 많이 아팠었거든..
어제 그 새들이 다시 왔어요..
아니 어쩜 그 새들은 매일매일 왔는데
내가 못 듣고 못 보았을 지도 몰라..
제정신이 아니었으니까..
어제 새들을 다시 보고 나는 너무 반가워서 부랴부랴 물길을 새로 틔워주었어요
부레옥잠의 뿌리가 너무 엉겨 자라서 모터가 망가졌길래 그전에 쓰던 헌모터 찾아다 물길을 만들어 주고
새들이 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오늘은 아직 안 오네..
내일은 좁쌀이라도 사다가 모이통을 만들어 놓을까 해
이제 내가 바라는 것은 두마리가 아니고 세마리가 날아오길 ..
그러면 그 중에 한마리는 당신일테니..나 외롭지 않을텐데..
회사일에 너무 매여 스트레스만 받던 당신이
이제 새가 되어 하늘을 날아다닌다고 믿으면 내맘도 놓일텐데..
그렇게 자유롭게 날 수 있는 새가 되어서도 우리집 , 나를 잊지 않고 찾아와 준다면..
난 슬픔속에서도..기꺼이 기쁠텐데..
여보..
당신이 세상에 없어 내가 남은 세월을 눈물속에 보내며 오랜시간 슬퍼한다 해도
가족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나야했던 당신의 슬픔에는 비교가 되지 않을거라 믿어..
우릴 버리고 간 당신이 가끔 원망스럽고 밉기도 하지만
못고칠 병임을 알고 죽음을 기다릴 수 밖에 없었던 당신은
살아있던 시시때때로 얼마나 기가 막혔을까 생각하면..
남겨진 우리들의 슬픔은 사치일 뿐이지..
걱정마요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슬픔속에서도 먼저 간 이의 뜻이 무엇인지 깨달아서
다시 만날 때 부끄럽지 않도록 꿋꿋하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 인생일거야
걱정하지마.. 나랑 울아들은 당신이 무엇을 바라는지 잘 알아
너무 오랜시간 슬픔속에서 못 벗어나고 있으면 당신한테 혼 날까봐..
나도 울 아들도 이젠 덜 슬퍼할께, 그 대신 당신은 꼭 새가 되어 다시 우리집에 와 줘야 해요..
그렇게라도 당신이 안 오면 나..
못 견딜 것 같아요...
이 도심 서울 한복판, 우리집 2층의 멧돌에 흐르는 물을 용케도 찾아 와서는
한 마리는 나무위에서 망보고
또 한 마리는 그 물에 목욕을 하던 새 한 쌍이
어제 다시 찾아왔어
당신이 계속 병원에 있느라
물길이 끊긴지 두달이나 지났는데도 잊지않고 또 왔더라구
올 초여름의 어느날인가 ..당신과 둘이서 새소리를 듣고 걔네들 발견하고는
발코니창가에서 새들이 하는 양을 신기한 눈으로 지켜보았었잖아요
부리로 물을 찍어 깃털을 정성들여 다듬고는 매초롬한 자태가 되어
포르르 하늘로 날아가던 새 두마리가 어찌나 예뻤던지
내가 그때 말했던 거..기억나지?
2년전에 돌아가신 어머님 아버님께서 당신 아프단 소식듣고 새가 되어 보러 오신거라구..
당신병을 낫게 해 주실거라구..
그때 당신이 진심어린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던 거 나는 기억해..
당신 그런 거 잘 안 믿는 냉철한 사람임을 잘 알기에..또 무슨 흰소리냐며 핀잔들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내말에 수긍하는 듯한 눈빛으로 듣고 있어서..나 그때도 가슴이 많이 아팠었거든..
어제 그 새들이 다시 왔어요..
아니 어쩜 그 새들은 매일매일 왔는데
내가 못 듣고 못 보았을 지도 몰라..
제정신이 아니었으니까..
어제 새들을 다시 보고 나는 너무 반가워서 부랴부랴 물길을 새로 틔워주었어요
부레옥잠의 뿌리가 너무 엉겨 자라서 모터가 망가졌길래 그전에 쓰던 헌모터 찾아다 물길을 만들어 주고
새들이 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오늘은 아직 안 오네..
내일은 좁쌀이라도 사다가 모이통을 만들어 놓을까 해
이제 내가 바라는 것은 두마리가 아니고 세마리가 날아오길 ..
그러면 그 중에 한마리는 당신일테니..나 외롭지 않을텐데..
회사일에 너무 매여 스트레스만 받던 당신이
이제 새가 되어 하늘을 날아다닌다고 믿으면 내맘도 놓일텐데..
그렇게 자유롭게 날 수 있는 새가 되어서도 우리집 , 나를 잊지 않고 찾아와 준다면..
난 슬픔속에서도..기꺼이 기쁠텐데..
여보..
당신이 세상에 없어 내가 남은 세월을 눈물속에 보내며 오랜시간 슬퍼한다 해도
가족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나야했던 당신의 슬픔에는 비교가 되지 않을거라 믿어..
우릴 버리고 간 당신이 가끔 원망스럽고 밉기도 하지만
못고칠 병임을 알고 죽음을 기다릴 수 밖에 없었던 당신은
살아있던 시시때때로 얼마나 기가 막혔을까 생각하면..
남겨진 우리들의 슬픔은 사치일 뿐이지..
걱정마요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슬픔속에서도 먼저 간 이의 뜻이 무엇인지 깨달아서
다시 만날 때 부끄럽지 않도록 꿋꿋하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 인생일거야
걱정하지마.. 나랑 울아들은 당신이 무엇을 바라는지 잘 알아
너무 오랜시간 슬픔속에서 못 벗어나고 있으면 당신한테 혼 날까봐..
나도 울 아들도 이젠 덜 슬퍼할께, 그 대신 당신은 꼭 새가 되어 다시 우리집에 와 줘야 해요..
그렇게라도 당신이 안 오면 나..
못 견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