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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광장하늘로보내는편지

하늘로보내는편지

그때는 그래도
받는이 : 그리운 아내에게
작성자 : 이재호 2006-10-22
여보!

참 오랫만에 마라톤 하프 뛰었네

계룡산 청정지역에서 뛰는 마라톤이라 그런지
2년 만에 처음 뛰면서도 낙오하지 않고 완주했어
완주 어려울 거라 생각했었는 데
2년 동안 거의 뛰지를 안했고 또 연습도 겨우 두세 번 정도 밖에 못했거든...

뛰다 힘들 때 하늘 쳐다보고 당신 보고 있을거라
생각하고 이를 악물고 뛰었다
간만에 뛰니 정말 힘들 데

당신 끝까지 삶의 의지 포기하지 말라고
투병의지 가지라고 당신 용기 줄려고
그렇게 시작했던 마라톤이었는 데

그때는 그래도 목적이라도 있었는 데
이제는 그저 찌는 살 그만 찌게 할려고 뛰었네

그래도 뛰고 나니 뿌듯하고 기분은 상쾌하다
발바닥 물집 잡히고 발톱은 피멍이 들고
다리는 아파 절뚝거려도 몸은 가뿐한 게
뛰길 잘했다 생각이 드네

앞으론 무릎 무리하지 않게 가끔 뛰어야겠다
오늘 밤 꿈에서라도 안마 좀 해주라
밤새 끙끙댈지 모르잖아

오늘은 마라톤 완주해서 기분이 좋아 당신한테
즐겁게 편지쓴다
오늘은 정말 오랫만에 가을비까지 내려
당신 생각하기 딱 좋은 날인거 같다
잘 지내고
사랑해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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