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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흐르는 세월
받는이 : 심희숙
작성자 : 이재호 2007-02-28
여보
이제는 공허함만 가슴에 가득할 뿐
그 무엇
다른 걸로도 이 마음을 표현할 게 없다

사랑도 공허하고
인생도 공허하고
인연이란 것도 공허하고
그저 모든 게 허허할 뿐....

당신 떠난 지 어제로 2년이네
벌써 2년인 지 이제 2년인 지는 모르겠지만
처음엔 강물처럼 흘러 넘치던 그리움도
때때로 문득문득 그립다가
이제는 그것조차도 공허함 뿐
영원히 잊지 못하더라도
그리움이 영원하더라도
그게 모두 공허한 것임을.....

간만에 당신보러 갔었네
기쁨도 있고 허전함도 있는 곳
아니 당신만나는 기쁨보단 허전함과 안타까움이 더한 곳
갈 때는 보고파 가지만 가서는 안타까움만 더해오는 곳
이제는 자주 오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그저 때때로 마음이 향해 가게 되는 곳
그래도 이번엔 당신 떠난 지 2년이 된 핑계로
그런 복잡한 감정없이 그냥 찾아갔었네
당신사는 집주위에 새로운 이웃도 많이 늘었 네 그려
모두들 사연도 많고 안타까움도 많을 터
당신보다 나이드신 분들도 가 계시고
당신보다 어린 이들도 이승에 많은 사연두고 모든 인연 남겨 두고 가 있는 곳
그곳을 그냥 가고 싶어 갔었네

가 보았자 당신은 변함없는 그 모습 그대로
늙지도 않고 울지도 않고 행복했던 시절 웃던 모습 그대로 이건만....
내 감정은 그대로 일 수가 없네

당신향한 그리움 안타까움에
당신 떠난 후 일어났던 모든 일들에
당신함께 했던 추억에다
당신 떠난 후 추억까지
그 모든 추억에 젖게 하네

당신 2주기임에도
애들과 같이 가지 않고 혼자서 갔었다
같이 가는 감정과 혼자 가는 감정이 다르길래
당신 이해하리라 믿고...


참 많이 생각했다
인생이 무엇인지 사는 게 무엇인지
해답도 없지만...
사는 게 별거 없는 줄 알면서도
일찍 떠난 당신이 불쌍하고 안타깝고
내 마음도 우울하고
애들 생각하면 더 안타깝고....

이제는 하늘쳐다보며 그리움 실어보낼 마음도 많이 식어버렸지만
청아가면 그래도 그 마음 다시 꺼집어낼 수 있음에...

잘 지내라 우리 다시 만날 그 날까지
아니 만나면 무엇하리
날 두고 일찍 가버린 무정한 사람을.....
그래도 만나야지
못다한 사랑을 위해서

잘 있어
이제는 편지도 마음으로만 쓸께
이심전심으로 허공을 향해

술취하면 취한 대로
길가다 생각나면 생각나는 대로
계절바뀌어 그리우면 그리운 대로
마음으로만 쓸께

내가 당신에게 서운하게 해도
내가 당신 미워해도
영원한 사랑 변함없는 사랑
베풀어 준 당신에게 나의 변함없는 사랑
이 글로 대신한다

항상 고맙고 고마운 당신
편히 쉬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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