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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4/2 7년차 우리 결혼기념일인데...
받는이 : 욱이아빠
작성자 : 욱이엄마 2007-04-03
당신의 심장이 뛰고있다면 오늘 우리 가족들만의
조촐한 축하파티가 있었을텐데...
아침부터 신이나서 저녁때까지 들뜬기분으로
오늘은 당신이 모해줄까? 설레이고 구름위에 붕떠있는 기분으로 어디서 만날지 약속정하고 난 만날시간 3시간전부터 분칠하고 안하던 마스카라까지하고 최선을 다해 화장한 내 얼굴을 보며 하룰보내고 당신 만나 맛있는 저녁먹고 사진찍고 ... 공휴일날과 다를바없는 그런시간들이지만 기념일이란게 명목이되고...
그래서 작은행복도 느끼고 또 벌써 7년이나됐다고 지난얘기도하고 너스레도 떨고...
그랬을텐데...
근데 이번 결혼기념일은 당신과의 설레는 기분이 아니라 오히려 모든걸 다잃고 당신 위로하러 그곳으로 가야만하는 음...그게 현실이네...여보...
내 마음이 이런데 눈도 제대로 못감은 당신맘은 지금 어떨지 생각하면 심장에 남은 흉터를 다시 후벼파는듯 너무 아파서 참을수가 없네요.
당신 괜찮아?
괜찮은거야?

결혼기념일이 뭐이가 그리 아쉽겠어여.
당신 생일 열흘전, 당신 아들 생일 2주전에 당신 보냈는데 그까짓것에 비하면...

우리 이제 이런 기념일이며 생일이며 다 하지말자...생각지도말고 추억하지도 말자.
그런날이 더 심하게 보고싶고 마음아프니깐,
우리 하지말자. 당신도 생각말아여.

오늘은 정말 목이메이게 울었네.
열어주지도 않는 작은 유리문앞에서 당신 유골함바라보며 생전의 당신사진바라보며 껄떡이며 울었어여.
욱이가 이젠 아빠보러가면 엄마우는걸 아는지 '엄마 울지마'하고 쪼그만손으로 눈물까지 닦아줘여.
이젠 30개월된 욱이가 뭘안다고 여기오면 당연히 우는걸로 알고 이젠 욱이가 먼저 앞장서 당신한테가...
내 맘이 어떨지, 당신맘이 어떨지 알아여...
우리 실컷 슬퍼할수있는 날이 있다면 그때까지 맘껏 슬퍼하고 맘껏 사랑해여.
그리고선, 당신께 갈수있는 시간이 다가온다면 그땐 나 밀어내지말고 양팔 힘껏벌려 나 안아줘여.

미안해여. 내가 할수있는게 없어.아니 생각이안나.내가 뭘 어떻게해야하는지...도무지 모르겠다.
멍청하게도 아무것도 생각이 안나.
오빠,
오늘은 조금만 시간내서 마지막으로 맞는 결혼기념일 함께할수있게 잠깐만 와서 나랑얘기해여.
당신 좋아하는 제육볶음에 소주한병준비하고 이젠 주거니 받거니할정도 음주량도 늘었으니 왔다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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