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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그리운 사람에게
받는이 : 심희숙
작성자 : 이재호 2007-08-22
여보
잘 지냈어
세월이 많이 흐르다 보니 나도 편지가 뜸해지고
애들도 엄마한테 편지쓰는게 많이 뜸해졌네
하지만 당신 섭섭하게 생각하지 않을거라 믿어

지난번 당신한테 얘기했듯이
이제는 가슴 저 깊은 곳에 묻어두고
정말 가끔 그립고 보고싶을 때
그 때 당신있는 하늘로 편지도 보내고
하늘 한번 올려다 보고 미소도 보내고 그럴려구

그래야 당신도 우리 걱정않구 정말 아프지 않고
항상 밝고 편한 곳에서 당신 마음 편히 있을거 아냐

희건이 충건이 다들 잘 있어
희건인 졸업준비 취업준비로 바쁘고
충건인 학생들 과외시킨다고 바쁘고
당신 떠난 뒤론 모두 뿔뿔이 흩어져
제대로 모일 기회조차 없네
그래도 다들 꿋꿋이 잘들 지내고 있어
가끔 당신 생각하며..........
연말에 서울로 보직신청할려고
가서 애들 독립할 때까지 데리고 있을려구

지난 15일 생일날 편지쓸려고 했는 데
어찌 바쁘게 지내다 보니 오늘에야 당신한테 편지보내네
아버님께서 며느리없는 아들 생일밥도 못얻어 먹을까 봐
점심 사주신대서 대전서 마산까지 가서 점심 잘 먹고 왔다
저녁은 챙겨주는 사람없어 혼자 소주 한잔했구...

참 수원 처형이 허벅지 종양 수술하신 모양이더라
다행히 악성은 아니고...
해서 이번 주말 수원 좀 다녀 올려고
당신없으니 처가쪽도 서로 소식도 뜸해지고...
7월에 수술했다는 데 이제사 알았네
당신 아플 때 그래도 항상 곁에서 지켜주셨는 데...

오늘은 야근이 있어 사무실에서 당신한테 편지쓰고 있어
창밖에는 까만 밤하늘에 보이는 건 없어도
당신이 은은한 미소로 날 보고있는 것만 같아
자꾸만 하늘 쳐다 보게 되네

당신가고 난 뒤 생긴 버릇...
무심결에 하늘 보는 그 버릇 아직 안없어지고

그저 때때로 마음이 시릴 때나
길가 이쁘게 핀 들꽃을 볼 때나
계절이 바뀔 때나
그저 마음 한 구석 아릴 때마다
하늘 보던 그 버릇 대로
이편지 쓰면서도 자꾸 창 밖 하늘 보게 되네

금년 여름은 폭염이 유난을 몹시도 떠네
당신 있는 그 곳은 시원하지
구름도 있고 바람도 있고 별도 달도 있으니
시원하고 은은하고 평화로울 것 같네

당신 보고픈 마음 가득 담아
오늘도 주소없는 하늘 저리로 이 편지 보낸다

사랑해 여보
언제나 내 마음 속에서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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