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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어느듯 3년이 흘렀네
받는이 : 심희숙
작성자 : 이재호 2008-02-28
여보!
잘있었어 무척 오랫만이다

며칠 전 함박눈 내려 당신 마음 전하더니
오늘 밤은 밤하늘 별들이 참 밝게도 반짝이며 당신 시린 마음 또 보내오네

여기는 정말 공기 맑은 시골이라 별들이 너무도 초롱초롱한 데다
밤하늘 저 편 은하수가 가득한 게
그곳에 마치 당신 있는 것 같네

당신 잘 있지
어제가 당신 우리 곁 떠난지 3년 되는 날이었네
며칠전 당신 기일 많이 먹고 갔나 모르겠다 동생이 정성 다해 종일 손수 준비했는 데

3년전 그 날 그 새벽 당신 마지막 숨 몰아쉬던 그 아침
아직도 내 마음속에 생생한 것을......
이승의 끈 놓지 못해 끊어진 숨 다시 잇고 또 잇고
그러다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 남겨두고 당신 우리곁 영원히 떠난 날....

어느듯 시간은 무심히 흘러 3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나가 버렸네
무심히 흐르는 시간따라 내 마음도 따라 흘러 왔구...
흐르는 시간따라 과거의 아픈 추억까지 같이 묻어 갔으면 좋으련만
이 때가 되면 어쩔 수 없이 생각나는 것을.....

살아 있을 때 살려 달라고 절규도 해보고
살려 볼려고 발버둥도 쳐보고 그리 했건만
아무 소용도 없이 당신이 떠났듯이
당신 향한 추억 또한 그리 떠나 버릴 줄 알았는 데.....

창밖 까만 하늘속에 내가 당신 별이라 정해둔 그 별이 반짝반짝 빛나며
"여보 잘 있었어"
"우리 애들 잘 지내구"
"당신 보고 싶네. 식사 거르지 말구"
마치 당신이 소곤소곤 그렇게 내게 얘기하는 것 같네

그래 여보 우리 잘 지내고 있어 희건인 이번에 졸업했구
아직 취직은 못했는 데 조만간 잘 될거야 넘 걱정하지마

나도 대전 근무 끝내고 이곳 전라도 장성으로 내려왔고...
26년전 당신 나랑 백일 지난 희건이 데리고
교육받으러 내려와서 5년동안 살았던 곳이야
오늘 낮엔 광주 볼 일있어 나갔다가
우리 살던 아파트쪽으로 지나 오면서 보니
신도시가 들어서 옛날 모습 찾기가 힘들더구나

그래도 여름 어스름한 저녁
애들 자전거 태우고 마실나오던 그 길은 그대로 있대
당신과 함께 했던 추억들 가끔은 꺼내보고 살께

그러니 당신은 저 하늘 저 높은 곳에서
우리 걱정일랑 잊고
편히 정말 편히 아프지 말고 잘 지내
당신 아프게 보내 지금도 미안하고 가슴이 아린 것을....

이제 당신 좋아하던 봄도 찾아오네
봄 햇살 듬뿍받고 당신도 따스히 잘 지내고...
잘 있어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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